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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전 전통시장 가보니 한낮 최고기온 35도·체감온도 40도 부채 등으로 더위 버티며 장사하지만 과일 장시간 내놓으면 금방 물러 난감 잠시 휴업한 점포도 다수… 활기 없어 손님들, 시장 더위 못이겨 돌아가기도

과일 썩고 손님 없고… 전통시장 ‘폭염과의 전쟁’

2023. 08. 03 by 한유영 기자
대전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3일 한민시장 골목이 한산하다. 사진=한유영 기자
대전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3일 한민시장 골목이 한산하다. 사진=한유영 기자
3일 대전 한민시장의 한 점포가 여름휴가 공지문을 붙인 모습. 사진=한유영 기자
3일 대전 한민시장의 한 점포가 여름휴가 공지문을 붙인 모습. 사진=한유영 기자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장사 하는 나도 이렇게 더운데, 손님들이 없을 만 하죠. 가져다 놓은 과일·야채를 다 버리게 생겨서 속상합니다."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3일 오전 10시 대전 한민시장. 고객 주차장부터 드문 드문 서 있는 차들이 한산한 시장 분위기를 미리 보여주고 있었다.

손님 대신 찾아온 더위로 민소매·반바지 차림의 시장 상인들은 선풍기와 부채로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이날 대전의 한낮 최고 기온은 35도.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40도에 육박했다.

시장 내 아케이드가 설치돼 직접적으로 햇빛에 노출되진 않았지만 시장 안으로 더운 공기가 몰려드는 탓에 그나마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손 부채질을 해가며 장을 보고 있었다.

시장 인근 주민 최 모씨(71)는 "시장까지 걸어오는데 등까지 땀으로 다 젖었다"며 "시장 볼게 더 있었는데, 너무 더워서 당장 필요한 것만 사고 곧바로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찜통 더위가 지속되는 이번 주를 휴가 기간으로 정하고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과일·야채를 취급하는 시장 상인 김 모씨(64)는 "원래 여름철이 시장 비수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폭우와 폭염, 극과 극을 오가는 날씨 때문에 손님 보기가 더 힘들다"며 "더운 날 오랜 시간 밖에 과일을 내놓으면 금방 물러서 상품성도 떨어지고, 손님들에게 제 값을 받고 팔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주 내내 장사를 접은 사람들도 많다"며 "시장에 활기가 있어야 하는데, 불경기에 고물가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오후 2시쯤 찾은 대전 중앙시장에선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 첫날인 만큼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지만 일부 상인들 사이에선 "오늘 장사 괜히 나왔다", "일찍 접고 들어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달 대전지역 전통시장 체감경기(BSI)는 40.2였다. 전국 평균 체감 BSI는 40.7이었는데, 이는 전월 대비 10.2p 급락한 수치다.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 대전지역 전통시장의 이달 전망 BSI는 54.9로 7월보다 12.2p 떨어지며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정부는 수산물에 한해 소비 촉진 행사를 이날부터 진행 중이다. 오는 6일까지 전국 28개 전통시장에서 국내산 수산물을 구매하면 1인 최대 2만원 한도로 당일 구매 금액의 30%까지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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