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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홍성 축산농가 가보니 명절 특수 없이 한우가격 하락세 1㎏당 1만70원… 전년比 반토막 홍성 축산농가 70% 50두 미만 "축산농가 절반이 사라질 위기"

"명절 지나고 한우값 떨어질 일만 남았죠" 충남 축산농가의 눈물

2023. 01. 25 by 김지현 기자
▲ 25일 김지세(56) 씨가 홍성 은하면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소를 살피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명절도 지나고 한우 가격은 더 떨어질 일만 남았죠. 이젠 소 팔아봤자 애들 먹이 값도 안 나옵니다. 축산업을 그만두겠다는 사람도 나오고 있어요."

25일 충남 홍성 은하면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는 김지세(56) 씨는 지난 설 연휴를 걱정 속에서 지냈다고 하소연했다. 명절 특수를 맞았는데도 계속해서 떨어지는 한우 값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한우 도매가는 1㎏당 1만 70원이다. 지난해 한우 1㎏이 1만 9090원으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7% 감소한 수치로, 반토막 난 셈이다.

명절 특수에도 오르지 않은 한우 값은 명절이 끝난 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축산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 씨는 "한우 값이 반토막이 나면서, 이젠 소를 팔아봤자 소 먹이값 대기도 힘들다"며 "명절이 끝나면 소 값이 1㎏당 9000원대까지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한우 도매가가 1㎏당 2만원 대까지 올랐지만 명절이 지나자마자 1만 4000원대까지 폭락했다.

이에 김 씨는 자신의 농장에 있던 100마리의 소를 70마리까지 줄였다. 한우 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소를 급매한 것이다.

김 씨는 "소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질 것 같으니 미리 소를 정리하고 있다"며 "사료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자급사료를 제작해 배급할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우 값 폭락이 계속되면 50마리 미만을 사육하는 축산농가는 절반 이상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지훈 전국한우협회 홍성지부장은 "홍성에 약 1500곳의 축산농가 중 70%가량이 50두 미만의 축산농가"라며 "한우가격 급락이 이어질 경우 2~3년 내에 50두 미만 축산농가 절반이 사라질 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에 협회에선 도매가와 소비자가격을 맞춰 한우의 소비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가가 도매가와 함께 낮아져야 소비가 늘어 한우 도매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옥 협회 대전세종충남도지회장은 "소 도매가는 계속 떨어지는데도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높아, 소비자들은 소고기를 싸다고 느끼지도 못하고 소비도 늘지 않는다"며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가기까지 과정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인데, 이 문제를 정부에서 나서서 조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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