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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랑17호 대천항-외연도 항로 시범운항 대산해양청 요청에도 주민들 동행 안 해 기존 배편比 1시간 늦고 수용인원 절반 "일일생활권 불가… 관광업 차질 우려"

[르포] “거북이 배 안 탄다” 외연도 국고여객선 반응 ‘시큰둥’

2023. 01. 18 by 김중곤 기자
섬사랑17호. 김중곤 기자
섬사랑17호. 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어제 주민 간담회에서 탑승해도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아무도 안 왔네요. 아무래도 느리다 보니 다들 원래 타던 여객선에 있는 것 같습니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

오는 7월부터 보령 대천항~외연도 항로에 국고 여객선이 투입되지만, 정작 섬 주민들은 기존 배보다 열악한 여건의 국고선에 마음이 불편하다.

대산청은 18일 오전 10시 외연도 항로에 국고 여객선 '섬사랑17호'를 투입해 항로 시범 운항을 진행했다.

섬사랑17호는 오는 7월 1일 외연도 항로를 정식 운항할 예정인 국고선 '섬사랑5호'와 유사한 선박으로, 최대 98명과 소형차 11대가 탑승할 수 있다.

이번 시범 운항은 외연도 항로에 섬사랑5호가 투입 가능한지 확인하고자 실시됐으며, 대산청 및 보령시 담당자, 본보 기자가 동행했다.

대산청은 전날 열린 호도·녹도·외연도 섬 주민 간담회에서 주민에 시범 운항 참여를 권했지만, 이날 아무도 동행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섬 주민은 기존 여객선보다 느리고 좁은 국고선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이들은 정상 운항한 신한해운의 웨스트프론티어호를 택해 대천항에서 외연도로 가는 편도에 47명이 탑승했다.

섬사랑5호의 속력은 시속 12노트(21.6㎞)로 현재 외연도 항로를 운항하는 신한해운의 웨스트프론티어호(15노트)보다 3노트 느리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왕복 4시간 소요되는 웨스트프론티어호보다 1시간 더 걸린다.

18일 대산지방해양청과 보령시 관계자가 섬사랑17호에 탑승해 국고선의 대천항~외연도 항로 운항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실제 항로 운항은 이와 유사한 섬사랑5호가 맡을 예정이다 김중곤 기자
18일 대산지방해양청과 보령시 관계자가 섬사랑17호에 탑승해 국고선의 대천항~외연도 항로 운항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실제 항로 운항은 이와 유사한 섬사랑5호가 맡을 예정이다 김중곤 기자

실제 이날 시범 운항에서 시속 12노트로 운항한 섬사랑5호가 대천항에서 출발해 호도, 녹도를 지나는 사이 웨스트프론티어호는 이미 외연도 도착을 앞두고 있었다.

또 수용인원을 비교해도 98명뿐이라 웨스트프론티어호(180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섬사랑5호는 섬사랑17호와 마찬가지로 선실 안에 의자가 배치돼 있지 않아 고령자가 대부분인 섬 주민이 이용하기에 불편해 보였다.

무엇보다 섬사랑5호는 느린 속도 탓에 1일 1회 왕복만 가능하다.

섬 주민은 육지로 나갔다가 그날 다시 섬으로 돌아오는 일일생활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고, 섬 내 민박과 음식점은 관광객이라는 소중한 손님을 잃게 되는 것이다.

녹도에서 만난 섬 주민 전은숙(63·여) 씨는 "차를 실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느리고 좁다는 점에서 적합한 배인지 의문이다"고 우려했다.

외연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성희(62·여) 씨는 "우리 식당만 해도 45~50명씩 손님이 온다. 탑승객도 줄이면서 항차도 단축하는 것은 굶어 죽으라는 소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범 운항에서는 섬사랑5호의 장점인 차량 적재가 무의미하다는 우려가 감지되기도 했다.

기항지 중 한 곳인 호도는 접안시설 경사가 가팔라 차량을 배에서 내릴 수 없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원유천 보령시 어업지도선장은 실제 차를 내려 보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랬다간 범퍼가 깨지고 사고가 날 것이다"며 극구 반대했다.

대산청은 “현재 국가가 보유한 선박으로는 섬사랑5호가 최선이다”며 “섬 주민이 어떤 배를 원하는지 알고 있는 만큼 섬서랑5호를 이어 2025년 투입할 신규 국고선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건조하겠다"고 말했다.

섬사랑17호의 선실 내부. 오는 7월 대천항~외연도 항로에 투입될 섬사랑5호도 이와 마찬가지로 선실에 의자가 없어 고령자 위주의 섬 주민이 이용하기에 불편해 보인다. 김중곤 기자
섬사랑17호의 선실 내부. 오는 7월 대천항~외연도 항로에 투입될 섬사랑5호도 이와 마찬가지로 선실에 의자가 없어 고령자 위주의 섬 주민이 이용하기에 불편해 보인다. 김중곤 기자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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