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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옛 명성의 뒤안길, 변해버린 유성온천특구 [르포] 대전 유성온천관광특구 일대 가보니 지나는 사람 없고 곳곳서 주상복합 신축 공사 유성 인근 상권·지역민 아쉬움과 불안감 토로

[빛 잃은 유성온천특구(4)] “온천 죽으면 관광특구가 무슨 소용” 유성온천관광특구 가보니

2022. 12. 17 by 서유빈 기자
16일 유성온천관광특구 내 한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16일 유성온천관광특구 내 한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호텔 허물고 주상복합을 지으면 식당 손님이야 더 많아지겠죠. 그런데 온천이 죽으면 관광특구도 소용없는 거 아닌가요?”

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구 호텔 리베라 부지는 공사장 칸막이로 둘러싸여 적막함만 감돌았다.

2018년 호텔 리베라 철거 이후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는 곳은 진척을 내지 못하고 방치된 모습으로 있었다.

한 때 생기 넘쳤던 유성관광특구는 명성의 뒤안길에서 어느 때보다 쓸쓸한 겨울을 지나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된 유성관광특구의 ‘주거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날 찾은 유성관광특구 곳곳에서도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휴업했거나 신축 공사 중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6일 대전 유성구 옛 호텔 리베라 부지 맞은편에 오피스텔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서유빈 기자
16일 대전 유성구 옛 호텔 리베라 부지 맞은편에 오피스텔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서유빈 기자

유성온천관광특구의 상징인 유성관광호텔마저 부동산 담보신탁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등 격변의 시간을 앞두고 있어 인근 상인들은 아쉬움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온천지구에서 10년 동안 장사를 해 온 안숙이(65) 씨는 호텔 리베라와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JH레전드 호텔 부근에서 식당을 하다가 지금은 유성호텔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 씨는 “당시 리베라 직원들이 식사하러 많이 왔었는데, 호텔 철거할 때 속상해서 사진이라도 찍어 남겨뒀었다”며 “호텔이 폐업하고 주상복합 등 다른 건물이 들어서면 황금땅에 임대료는 올라 근처 식당까지 여파가 오고, 철거하고 짓는 수년 동안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유성하면 유성호텔, 리베라 온천이 제일이었는데 호텔을 없애기 전에 지자체에서 살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저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성온천지구는 1994년 경주와 제주, 설악산, 해운대와 함께 전국에서 처음으로 관광특구에 지정됐다.

지정 직후에는 한 해 1000만명이 넘게 유성을 찾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16일 대전 유성구 옛 호텔 리베라 부지에 공사 자재가 널려 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16일 대전 유성구 옛 호텔 리베라 부지에 공사 자재가 널려 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하지만 생활환경, 관광 트렌드의 변화와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온천시설이 급격히 감소하자 온천특구 본연의 역할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온천문화공원 내 조성된 족욕체험장에서 온천수에 발을 담근 시민들도 저마다 아쉬운 목소리를 보탰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이진국(72) 씨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예전부터 다녔던 대온장 온천물이 좋다며 아직도 많이 다닌다. 나도 자주 갔었다”며 “온천문화공원에만 족욕체험장과 여러 시설물 등이 설치되는데 온천이 사라지면 온천특구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만큼, 관광특구에 나오는 정부 자금으로 유성 내 온천시설들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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