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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달라"·"안 된다"… 벌써 실랑이 기한 남았지만 일찍 공급 중단 편의점 업주, 봉투 소진에 혼란 "하루에도 수차례 항의 이어져" 대다수 봉투 금지되는지 몰라 환경부-지자체 협력 집중 홍보

[르포] 비닐봉투 규제 앞둔 편의점 벌써 실랑이

2022. 10. 21 by 조선교 기자
▲ 21일 대전 서구의 한 편의점을 방문한 고객이 직접 챙겨온 비닐봉투에 구매한 물건을 담아가고 있다. 사진=장심결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비닐봉투가 없다는 게 말이 돼? 얼른 담아줘."

21일 오전 11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 모(27·여) 씨는 비닐봉투를 요구한 50대 고객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고객은 목소리를 높이다 2~3분 가량이 지나서야 음료와 안주류를 손에 쥔 채 현장을 떠났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입씨름을 할 바엔 비닐봉투를 주고 싶었지만 지난주부터 남은 봉투가 모두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운영 중인 편의점의 가맹 본사가 비닐봉투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내달 24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편의점내 비닐봉투 판매를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른 계도활동은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코리아쎄븐(세븐일레븐)과 비지에프리테일(CU) 등 일부 편의점 가맹 본사들은 시행일이 한 달 가량 남았지만 일찌감치 비닐봉투 공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김 씨를 비롯한 편의점 업주들은 매장 내 비닐봉투가 모두 소진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서구의 또 다른 편의점 업주 30대 A 씨는 "아직까지 비닐봉투 판매가 금지된다는 것을 모르는 손님들이 대다수"라며 "직원들에게도 항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일부 편의점은 오래 전부터 매장 내에 종이봉투를 비치해 비닐봉투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김 씨는 "종이는 편의점에서 주로 구매하는 주류나 차가운 음료를 담으면 젖거나 찢어져 원치 않는 손님이 많다"며 "그동안 판매된 적이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에도 항의가 수차례 이어져 사비로 비닐봉투를 구매해 물건을 담아줘야 하는 건지 고민된다"고 덧붙였다.

발빠른 대처로 일시적으로 혼란을 피한 업주도 있다.

서구 갈마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석종(33) 씨는 "비닐봉투 공급이 중단될 것을 예상해 미리 넉넉하게 발주해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달부터 비닐봉투 판매가 전면 중단된다면 고객들의 민원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씨는 "환경을 고려한 정부의 정책은 공감하고 지지한다"며 "그래도 현장에서 고객들과 부딪히는 점주 입장에서는 좀 더 확실한 대비로 혼란을 방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환경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계도 기간 중 집중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며 "에코백 사용, 재사용가능한 종량제 봉투 구매 등 다양한 방안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장심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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