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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디지털화에 노인 소외 "키오스크 있는 매장 못 들어가" 대전 시청 인근 카페 가보니 대부분 머뭇… 주위 도움 받아 휴대폰 사용법 몰라 헤매기도

[르포] 늘어나는 키오스크, 주저하는 노인들...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2022. 10. 17 by 김성준 기자
▲ 17일 오전 대전시청 인근 카페에서 한 노인이 남성이 도움을 받아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있다. 사진=장심결 수습기자
▲ 17일 오전 대전시청 인근 카페에서 한 노인이 남성이 도움을 받아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있다. 사진=장심결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애초에 주문 못하는 매장은 들어가지도 않아."

17일 오전 10시경 대전시청 일대에서 만난 유월자(76) 씨는 키오스크(무인 주문 장치)가 놓인 인근 카페 대신 100m가량 떨어진 다른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 같이 말했다.

유 씨는 "요즘 키오스크로만 주문 받는 곳들이 많아져 곤란을 겪을 때가 많다"며 "그렇다고 바쁜 직원을 부르기엔 눈치가 보여서 키오스크를 쓰는 매장은 꺼려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청 인근 한 대형 카페를 지켜본 결과 유 씨의 말처럼 노인 홀로 매장에 입장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노인과 함께 방문한 젊은층이 주문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노인은 키오스크 앞에서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 인근 남성의 도움을 받아 주문할 수 있었다.

실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요식업 분야의 키오스크 운영 대수는 2019년 5479대에서 지난해 2만 1335대로 3.89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키오스크와 같은 비대면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1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53.9%로 장애인(74.9%), 저소득층(92.9%) 등 취약계층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휴대폰 사용법을 모르는 등 디지털 정보격차로 인해 노인이 겪는 어려움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전 보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 중인 이지혜(35) 사회복지사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한 노인이 코로나에 확진된 뒤 격리 수당을 받아야 하는데 확진 통보 문자를 찾지 못하더라"면서 "이와관련 확진 통보 문자를 찾아서 격리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 못하는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서구 월평동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목진오(56) 씨 역시 "휴대폰 매장에 들러 휴대폰 사용법을 묻는 노인들이 매일 있을 정도로 디지털 기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고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배움터에서 디지털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목표치였던 교육생 1만 9200명을 달성할 전망이고, 앞으로 고령층 디지털 교육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준·장심결 수습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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