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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 환경미화 하청업체 소장 故 이모씨 유족 "동생들 대학까지 뒷바라지" 지적장애 가진 자녀 위해 일해와 물류업체 직원 30대 故 채모씨 아버지 "일 줄이겠다고 했는데…" 작은아버지, 진실 규명 호소하기도

평생 고생만 한 형님, 착했던 아들이 떠났다

2022. 09. 27 by 윤경식 기자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7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유가족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이경찬 기자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두 동생을 대학까지 뒷바라지하며 아버지 역할을 해온 형님이 평생을 고생만 하시다가 이렇게 가버렸습니다."

27일 대전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만난 유족 이모씨는 전날 화재로 이제는 고인이 된 형제를 떠올리며 울음을 삼켰다.

그의 형인 사망자 이 모 씨(64)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환경미화 하청업체 소장으로 근무해 왔는데, 전날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생 이 씨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개관하고 환경미화 하청업체 소장으로 근무하게 되자 너무 좋아하셨다"며 "지적장애를 가진 자녀가 있어 정년퇴직 후에도 큰 형은 생계를 위해 계속 일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갑작스럽게 형까지 잃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오늘 집에서 어머니 사진을 보니 눈물밖에 나오지 않더라"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날 대전 유성선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갑작스럽게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 채 모씨가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의 아들 채 모씨(33)는 외부 물류업체 직원으로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근무하다 변을 당했다.

아버지 채 씨는 "너무 착해서 남한테 싫은 소리 한번 들은 적 없는 아들이었다"며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어 황망스럽고 부모로서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일이 바빠서 대화할 시간도 많지 않았고 얼굴 본 것도 지난 추석 때가 마지막이었다"며 "최근 과도한 업무로 피곤하다며 일을 좀 줄이겠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회상했다.

같은 날 용산동 화재 현장에서는 사망자 채 씨의 작은아버지가 관계 당국이 제대로 된 사고 수습이 아닌 ‘보여주기 식’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명확한 진실 규명을 위해 나서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조카의 생사를 확인하고자 현장 지휘 본부에 찾아갔으나 소방·경찰 인력에게 제지를 받았다"며 "애타게 가족을 찾고 있는 유족이 당연히 알아야 할 사항을 소방과 경찰들은 왜 못 보게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는 곳은 없고 사망자들은 보여주기식 현장의 장식품에 불과해지고 있다. 최신식 소방시스템을 갖춘 곳에서 어째서 여러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밝혀 달라"며 관계당국의 신속한 사고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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