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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이유 매년 수천 그루씩 벌목 대전시, 암나무→수나무 교체 사업 일부 시민·환경단체 아쉬움 토로 "허전하고 속상"·"가로수도 생명"

‘천덕꾸러기’ 은행나무의 운명은

2022. 09. 22 by 김성준 기자
▲ 최근 대전 서구 도마동 일대 은행나무가 벌목된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가을철 악취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매년 수천 그루씩 잘려나가는 도심 은행나무 벌목 사업을 두고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은행나무는 3만 5786그루로 전체 가로수의 25.3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열매가 달리는 암나무는 1만 178그루(28.44%)로 집계됐다.

은행나무 열매는 가을철이면 땅에 떨어져 밟히거나 터지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겨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은행나무 인근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은행을 밟고 입장하는 고객들 때문에 관련 민원을 다수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부터 은행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꾸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교체한 나무 수는 2016~2018년 1935그루, 2019년 559그루, 2020년 801그루, 지난해 1555그루 등 최근 6년간 4750그루에 달한다.

암수 교체 작업은 최근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전 서구는 최근 7억 5000만원을 투입해 변동과 괴정동, 도마동, 용문동 일대 은행 암나무 415그루를 제거했다.

대전 중구 역시 지난해 12억 7000만원을 들여 보문로와 유등천동로, 모암로 등 22개 노선에 식재된 은행 암나무 1121그루를 제거하고 수나무를 심었다.

유성구와 대덕구도 지난해 각각 은행 암나무 162그루, 205그루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사업을 시행했다.

시는 악취를 유발하고 도시 미관을 저해하기 때문에 은행 암나무를 제거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가을철이면 은행나무 열매와 관련된 민원이 들어와 암수교체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통행량이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조기 열매채취와 가지치기도 시행해 열매 결실률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시민은 무분별한 은행나무 교체 사업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17일 은행나무 수십 그루가 제거된 도마동에서 31년간 거주했다는 최모(71) 씨는 "이 일대 은행나무 수십 그루가 하루아침에 뽑혀나갔다"면서 "매일 지나다니면서 봐오던 나무가 사라지니 허전하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환경단체는 지자체가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도훈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지자체는 은행나무 열매가 뿜는 악취로 인한 민원이 많아 나무를 제거한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환경단체나 지자체로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가로수도 생명이라는 인식을 갖고 투표 등을 통해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서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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