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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무연고 사망자 장례식장을 가다 충청 무연고 사망 5년새 69% ↑ 대전, 서구·동구서 공영장례 치러 가족 있어도 부담탓 인수 거부도 투병생활 끝 숨진 무연고자 장례 장례지도학과 학생 등 소수 참여

[르포] 아무도 모르는 죽음… 그곳엔 조용한 이별만

2022. 08. 17 by 김성준 기자
▲ 지난 10일 대전 서구 대청병원 장례식장에서 무연고사망자의 공영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 지난 10일 대전 서구 대청병원 장례식장에서 무연고사망자의 공영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지난 10일 오전 9시 20분경 대전 서구 정림동 대청병원 장례식장에 쓸쓸히 세상을 떠난 이들의 빈소 하나가 마련됐다.

사과와 배, 곶감, 약과 등이 오른 제단에는 무연고 사망자 김경영(가명) 씨와 장자정(가명) 씨의 영정 사진과 이름이 적힌 위패가 나란히 놓였다.

김 씨는 지난 4일 수일 동안 거취가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이웃의 신고로 서구 정림동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고자인 동생이 김 씨의 시신 인수를 거부해 무연고자로 분류됐다.

장 씨는 계룡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하다 숨졌다. 장 씨에게 연고자는 없었다.

김 씨나 장 씨처럼 연고자를 찾을 수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한 무연고 사망자가 저소득층일 경우 이곳에서 장례식이 열린다.

대전시 공영 장례는 보통 2일장으로 진행된다. 첫날에는 시신 운구부터 빈소 설치, 염습, 입관 등이 치러진다.

이날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학생 4명은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의 가족과 지인 대신 빈소를 지켰다.

올해 초부터 공영장례식에 참여해 온 보건대 박찬희(21)학생은 "가족 없이 돌아가시는 분들의 장례식을 진행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 편으론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영장례 2일차인 11일에는 발인과 화장이 진행됐다.

대청병원 장례지도사와 대전보건대 학생들은 이날 오전 9시경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발인제를 지냈다.

"이제 운구를 김영경 님과 장자정 님의 유택으로 마련한 곳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이제 저희들과 이 세상에서 다시 뵙지 못 하고 영원한 이별을 고하오니 평안히 영면 하소서."

장례지도사가 마지막으로 발인축을 낭독한 뒤 시신은 영구차에 실려 대전정수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11시경 정수원에서 화장하고 대전추모공원 봉안당에 유골을 안치하면서 길었던 생을 마치는 이틀 동안의 짧았던 장례는 끝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무연고사망자 통계를 보면 대전·세종·충북·충남 무연고사망자는 △2017년 178명 △2018년 298명 △2019년 310명 △2020년 287명 △2021년 300명 등 5년새 68.53% 증가했다.

무연고사망자 증가에 따라 대전에서는 서구와 동구 2개 자치구에서 공영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2019년부터 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로해줄 공영장례를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성심장례식장에서 진행해오고 있다"며 "연고자가 있어도 가족관계가 단절됐거나 장례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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