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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144.2mm 집중 호우 농작물 등 비 피해에 망연자실 1명 경상·주민 87명 긴급 대비 도로 토사 유출·시설물 훼손도 또 한차례 강한 비 예보 긴장 "지자체 보상 절실" 울먹여

[르포] 폭우에 쑥대밭 된 청양 백금리… 주민들 “이런 물난리 처음”

2022. 08. 15 by 김중곤 기자
충남 청양군 남양면 백금1리의 한 도로. 13~14일 쏟아진 비로 인해 인근 산에서 떠밀려온 돌과 자갈이 도로를 뒤덮었다. 김중곤 기자
충남 청양군 남양면 백금1리의 한 도로. 13~14일 쏟아진 비로 인해 인근 산에서 떠밀려온 돌과 자갈이 도로를 뒤덮었다. 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손 쓸 새도 없었어요. 백금리에서 나고 자라 30년 가까이 소를 키웠는데 이렇게 많은 비가 순식간에 쏟아진 적은 없었어요."

15일 오후 1시경 찾은 충남 청양군 남양면 백금1리 경로회관.

경로회관으로 올라가는 1㎞ 남짓 1차선 도로 곳곳에는 크고 작은 돌과 자갈이 널브러져 있어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고는 주행하기 어려웠다.

방해물을 피해 도착한 경로회관 앞 역시 크고 작은 돌로 뒤덮여 있었고, 심지어 이미 비가 그쳤는데도 무너진 제방에 개울이 인근 도로로도 흘러내리고 있었다.

경로회관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어젯밤을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백금1리에 거주하는 최모(70) 씨는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니까 산에서 내려온 토사물에 개울이 막혔다"며 "오늘도 비가 내린다는데 아직 복구 작업이 시작하지도 않아 큰일이다"고 염려했다.

13~14일 주말 사이 충남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가운데, 특히 청양에는 이틀간 도내에서 가장 많은 144.2㎜가 집중됐다.

폭우에 청양에서는 1명이 경상을 입고 남양면 등 주민 87명이 긴급 대비를 해야 했다.

농작물 피해 역시 벼 60ha, 채소 10ha, 밭작물 4ka 등 총 74ha로 충남에서 2번째로 컸다.

경로회관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 이모(50) 씨는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자신의 밭으로 안내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곧 수확철이 다가오는 시기지만 이 씨의 밭에는 벼가 절반만 심어져 있었고, 나머지에는 돌과 자갈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비와 함께 인근 산에서 쏟아진 돌과 자갈에 기존 개울이 막히고, 새 물길이 이 씨 밭쪽으로 생기면서 토사물이 밭을 휩쓸었다는 것이다.

이 씨는 "당장 농작물 피해도 심각하지만 밭에 쏟아진 돌과 자갈을 치우는 것도 문제"라며 "지자체 차원의 보상이 절실하다"고 울먹였다.

마찬가지로 백금1리에서 소 농장을 운영하는 권영우(70·남) 씨는 지난밤 들이닥친 비에 500만원 상당의 사료차 전용 자동소독장치를 포함해 사료, 텃밭 등을 잃었다.

권 씨는 "축사에 물이 소의 배까지 차올랐는데 다행히 소를 잃지는 않아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비싸다고 풍수해보험을 들지 않은 것이 후회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당장 이날 예고된 비 소식에 다시 한 번 떨고 있다.

한편 대전지방기상청은 이날 정체전선이 남하하며 오후 3~6시부터 충남 북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 9시 이후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며, 최대 150㎜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충남 청양군 남양면 백금1리의 한 축사. 13~14일 집중된 비에 사료차 전용 자동소독장치가 파손됐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남 청양군 남양면 백금1리의 한 축사. 13~14일 집중된 비에 사료차 전용 자동소독장치가 파손됐다. 사진=김중곤 기자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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