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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시행 나흘 째 맞은 대전 ‘현금 없는 버스’ 계도기간 홍보에도 전 연령 공감대 형성 역부족 10월부터 전면 시행 앞두고 현장 여전히 혼선 고령층 배려 부족… 제2의 키오스크 사태 우려

[르포] "왜 현금 못내냐"… 버스기사·노인승객 실랑이

2022. 07. 04 by 노세연 기자
대전지역 시내버스에 현금없는 버스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있다. 사진=노세연 기자
대전지역 시내버스에 현금없는 버스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있다. 사진=노세연 기자
대전 지역 버스정류장에 내 현금없는 버스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있다. 사진=노세연 기자
대전 지역 버스정류장에 내 현금없는 버스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있다. 사진=노세연 기자
대전지역 버스정류장에 현금없는 버스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있다. 사진=노세연 기자
대전지역 버스정류장에 현금없는 버스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있다. 사진=노세연 기자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카드를 찍고 탑승하셔야 돼요. 다음부턴 꼭 교통카드를 준비해주세요.”

‘현금 없는 버스’가 대전 전역으로 확대 시행된 지 나흘 째인 4일 오전 9시.

대전중앙시장으로 가는 514번 버스 안에선 옥신각신 언쟁이 이어졌다.

평소대로 현금을 내고 버스에 오르려는 노인 승객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운전기사 사이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진 것.

기사가 현금을 손에 쥔 승객에게 카드결제를 이용방침을 안내하면 승객은 왜 그래야하냐며 반문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그러나 약속된 시간 내 승객들을 운송하기도 벅찬 기사는 노인들에게 현금 없는 버스의 시행 취지와 방법을 일일이 설명할 여유는 없었다.

결국 운전기사는 ‘앞으로 현금은 못쓰게 바뀌었다’는 다소 강압적 말투로 노인 승객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서둘러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대부분 노인 승객들은 여전히 바뀐 버스 이용 방침을 이해하지 못했고 일시적으로 비치된 현금 수거함에 돈을 넣고 급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동안 현금으로만 버스를 이용했던 그들에게 ‘현금승차가 불가능한 버스’는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제도였다.

대전중앙시장 부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채소 좌판상인 심모(85) 씨는 “한 평생 그날 번 돈으로 그날 버스를 타며 집과 시장을 오갔는데 이제부턴 돈으로 버스를 탈수 없다고 하니 난감하다”며 “여태껏 카드라는 것을 만들어본 적도 없고, 만드는 방법도 모르는 노인들에겐 현금을 내는 편이 훨씬 편하고 좋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시가 현금관리 비용·탑승시간 지연을 줄인다며 새로 도입한 ‘현금결제 없는 교통카드 운송체계’는 일부 고령층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계도기간인 현재 ‘환승가능·요금할인’의 장점을 내세우며 홍보를 지속해나가고 있지만 전 연령에 걸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모습.

이러한 혼선 가운데 오는 10월부턴 버스 내 현금수거함 전면 철거가 예정돼있어 시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석민(24) 씨는 “젊은이들은 노선과 노선을 오가며 교통카드를 유용하게 이용하지만 초고령층은 환승제도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 인식이 어려울 수 있다”며 “고령층에 대한 배려없이 신속성과 편리성만 강조한 현금없는 버스는 ‘제 2의 키오스크’ 사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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