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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삽시다 소상공인 인터뷰]5. 정영순 대패불패 대표 지인 소개로 대패삼겹살 장사 시작 예상치 못한 흥행… 지점 8개 오픈 사업가에 사기 당해 3곳만 남아 코로나에 또 시련… 배달 전략 짜 카이스트 등에 점심 도시락 납품 "매출 끌어올려… 버티는 것도 천운"

"연고 없는 대전서 첫 장사… 밤낮 없이 일 매진"

2022. 06. 04 by 서유빈 기자
▲ 정영순(41) ‘대패불패’ 대표. 정영순 대표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아무 연고 없는 대전에 와서 정말 악으로 깡으로 살아남았죠. 무언가 잘못되면 다시 새롭게 방법 찾으면 된다는 게 평소 신조입니다."

정영순(41) ‘대패불패’ 대표는 젊은 나이에 자영업 전선으로 뛰어든 ‘열정 갑’ 소상공인이다.

본래 고향은 부산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일념 하나로 5년 전 대전에 터를 잡았다.

당초 치킨 프랜차이즈를 하려고 하다가 성사되지 못하고, 지인의 소개를 통해 대패삼겹살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흔히 ‘노잼’이라고 하는 대전에서 성공하면 어딜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연고 없는 대전에 오게 됐다"며 "그전에 장사를 해본 적도 없었고 파 한 단이 어떻게 생겼는지, 된장찌개를 끓일 줄도 모른 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대덕구 중리동에서 처음 문을 연 대패삼겹살 집은 예상치 못한 흥행을 거뒀다. 초창기부터 지점을 8개 낼 정도로 장사가 잘 됐던 것. 하지만 열정과 패기가 가득한 젊은 사장에게 시련은 일찍이 찾아왔다.

그는 "생각보다 장사가 탄탄대로를 걸으면서 더 큰 포부를 가지고 본격적인 사업까지 진출해보고자 했지만 부족한 노하우가 발목을 잡았다"며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체인점을 내려고 하는 중에 자본 있는 사업가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장사와 사업은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현재는 3개의 지점만 남아 있는 상태다. 유성구 장대동에 있는 식당은 정 대표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다시 심기일전해보려던 중, 갑작스러운 풍파는 또 찾아왔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라는 두 번째 산이 정 대표를 가로막은 것이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처음 일어났을 때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식당 바로 옆 원룸으로 이사를 했다"며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니까 배달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대전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지인들에게 홍보를 부탁해 영역을 넓혀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인근 카이스트 등에 점심 도시락 납품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하루 매출이 8만원일 때도 있었는데, 배달에 집중하니 매출은 점점 올라갔다. 배달 때문에 매출이 오른 탓에 소상공인들에게 지급됐던 방역지원금을 못 받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밤낮 할 것 없이 잠까지 아껴가며 배달에 매진했고, 지난 겨울 눈이 많이 왔을 때는 직접 배달에 나서면서 겨우 매출을 끌어올렸다"며 "아예 문을 닫고 장사를 안 한 업장은 지원금을 주고 우린 못 받으니 허탈했다"고 토로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 대표는 긍정의 힘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대전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길어야 3~6개월 하다가 그만 둘 거라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렇게 오래 할 거라곤 꿈에도 몰랐다"며 "코로나로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넘쳐나는데,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천운"이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소망도 남겼다. 그는 "코로나 같은 고난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고, 다시금 지역 경제가 살아나서 손님들이 식당을 자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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