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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1·2호기 폐쇄 후 지역 경제 타격 20년간 운영한 식당·숙소 그만둘 판 사장 "언제 장사 접어도 안 이상해" LNG 발전소 조성 태안도 안심 못해

[르포] 발전소 노동자 사라진 자리, 희망도 사라졌다

2022. 02. 13 by 김지현 기자
▲ 11일 오전 11시경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해안로 거리 식당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식당에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모습. 사진=김중곤·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언제 장사를 접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죠. 지금으로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요. 사람들은 우리가 지원 받는 줄 아는데 전기세 면제도 없어요"

지난 11일 오전 11시경 충남 보령 오천면 오천해안로 거리에서 만난 상인 A씨는 20여년 간 해온 식당과 하숙을 그만둘 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동안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보령 석탄화력발전소 인력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는데 2020년 12월 보령 1·2호기가 폐쇄되면서 매출이 뚝 끊겼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실제 1년 전부터 손님을 받지 못한 9인 규모의 숙소는 먼지로 가득했고 바로 옆 식당은 점심시간인데도 단 두 테이블만 차 있었다.

A씨는 "하숙은 월세를 5만원 내렸는데도 1년째 비어 있다. 식당도 피크인 점심 손님이 3분의 1토막 났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을 보면 지난해 보령 인구는 9만 8408명으로 2020년(9만 9432명) 대비 1.38% 감소했으며, 작년 감소폭이 지난 10년 중 가장 컸다.

보령 1~2호기 폐쇄로 인력 상당수가 빠져나가면서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면 태안지역은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화력발전소 폐쇄가 시작되지 않은 데다 화력발전 대체로 LNG발전소 등이 들어서면 대규모 공사가 진행돼 지역 경제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태안 발전 노동자들은 보령처럼 화력발전소 폐쇄 이후 펼쳐질 미래가 지역민의 예상처럼 긍정적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아직 LNG나 재생에너지 발전이 석탄을 대체할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폐쇄 이후에도 화력발전소 시설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태안 발전소를 운영하는 서부발전은 2025년 폐쇄 예정인 태안 1~2호기를 대체할 LNG발전소를 경북 구미와 전남 나주에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안에서 화력발전이 포함된 전기업은 지역 특화산업을 파악하는 척도인 입지계수(LQ)가 가장 높은 제1산업이다.이처럼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발전소가 주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을 막고자 노동자들이 나서 발전소 폐쇄의 현실을 알리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는 기후정의연대와 태안터미널 앞에서 공동 집회를 열고 정부의 발전소 폐쇄 계획, 정의로운 전환 필요성 등을 지역민에게 알렸다.

태안발전소에서 일하는 송상표 공공운수 금화PSC지부장은 "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로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보다 더 확실한 정의로운 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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