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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컵 뒹굴고, 종이 상자들 덩그러니 대전 둔산동·탄방동 버스정류장 10여 곳 폐기물 즐비 쓰레기통 없는 정류장, 있는 곳보다 배출량 50% 많아 쓰레기통 있어도 투기… "단순 설치보다 수거법 찾아야"

쓰레기통 없는 대전 버스정류장 무단투기 '심각'

2021. 12. 28 by 서유빈 기자
▲ 28일 오후 2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 버스정류장 근처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쓰레기통이 아닌 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건 알죠. 근데 손에 들린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들고 버스에 타기 썩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28일 오후 2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과 탄방동 일대 버스정류장 10여 곳을 돌아보니 바닥에 버려진 생활폐기물을 빈번히 볼 수 있었다.

특히 쓰레기통이 설치되지 않은 한 버스정류장에는 먹던 음료가 남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버스정류장 인근에 식당과 카페가 즐비한 터라 버스를 기다리다가 혹은 승차하면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듯 보였다.

정류장과 가까이 있는 가로수에는 아이스팩과 종이 상자 등이 방치돼 있었다.

서구에 거주하는 권상지(26) 씨는 "음식물이나 음료 등이 묻은 쓰레기가 버스정류장에 버려진 걸 보면 누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우려스럽다"며 "유동 인구나 쓰레기 무단 투기가 많은 정류장에 분리수거 통을 확대 설치해서 시민들이 직접 재활용을 실천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쓰레기통이 있는 버스정류장의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이 등 무단 투기된 생활폐기물을 비롯해 종량제 봉투에 담겨 쓰레기통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가 다수 목격됐다.

이와 관련해 서구청 관계자는 "버스정류장 쓰레기통 바깥에 버리면 무단 투기에 해당되며 주소지나 차적 조회 등을 통한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경우도 ‘내 집 앞 내 가게 앞’에 쓰레기를 배출하는 구청 방침에 어긋나지만 무단으로 보기에는 모호함이 있어 계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자체에는 버스정류장 근처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린다는 민원이 적잖이 들어오고 있지만 단속반이 현장에서 적발해 과태료 확인 서류를 받아오거나 확실한 채증 증거가 있지 않은 이상 실질적인 행정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대전시 버스정류장 쓰레기의 배출특성 연구 보고서’에서는 쓰레기통 유무에 따라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과 구성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2019년과 올해에 걸쳐 314번 버스와 603번 버스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학교와 관공서 등 일부 구역은 쓰레기통 없는 정류장에서 나오는 쓰레기 배출량이 쓰레기통이 있는 정류장보다 더 많은 양상을 보였다.

특히 쓰레기통이 없는 대학교 버스정류장은 있는 정류장과 비교해 쓰레기가 약 50% 더 나왔고 2019년 대비 올해는 종량제 봉투·비닐봉지 등 대형 기타 쓰레기가 많이 배출됐다.

또 관공서 버스정류장 중 쓰레기통이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일회용품과 기타 쓰레기 배출량이 많았다.

음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쓰레기는 쓰레기통이 있는 정류장보다 배출량이 3배 이상·대형 비닐봉지 등 기타 쓰레기는 5배 이상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버스정류장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쓰레기통 설치에 앞서 지자체 차원의 실태 조사와 원활한 쓰레기 수거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연구 보고서에서 한 연구진은 "버스정류장에서만 발생하는 불법 쓰레기 발생량 등 지역 연구기관에서는 지역 맞춤형 정책 개발을 위한 기초적 폐기물 통계 작성이 요구된다"며 "지역 커뮤니티 봉사나 시급제 아르바이트의 형태로 쓰레기 수거를 지역 노인일자리 창출과 연결시키는 방법과 함께 지역 교통계획·폐기물 관리 계획의 연동 혹은 AI 체계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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