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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전 무인카페 가보니 10곳 모두 방역패스 안 지켜 9곳, 접종인증 기기도 없어 손님 "백신 안 맞은 친구 만나" 점주, 제도 실효성 불만 목소리

‘방역패스 사각지대’ 무인카페가 위험하다

2021. 12. 21 by 송해창 기자
▲ 21일 대전 서구 소재 무인카페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송해창 기자
▲ 21일 대전 서구 소재 무인카페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백신접종은 꺼려지고 갈 곳은 없고… 커피도 먹을 겸 공부도 할 겸 왔어요. 어차피 접종인증 기기도 없던데요?"

21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의 한 무인카페.

카페 손님 정모(23) 씨는 이같이 말했다. 정 씨는 이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친구들이 여럿 있다. 무인카페에서 만나 놀곤 한다"며 "카페 사장이 따로 제재한 적 없다. 다른 손님들도 별도 절차 없이 카페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지역 무인카페가 ‘방역 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카페·식당·PC방·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업소에 방역패스를 적용 중이다. 단 정부는 무인카페의 경우 태블릿PC·휴대폰 등 비치로 종사자의 육안확인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방역패스를 위반할 경우 이용자에게는 차수별 각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관리·운영자에게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과태료와 운영중단 10일, 2차 이상 위반 시 300만원의 과태료와 운영중단 20일·3개월·폐쇄명령 등이 내려진다.

21일 대전 서구·유성구 소재 무인카페 10곳을 취재한 결과 모든 곳에서 방역패스 적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10곳 중 9곳은 태블릿PC·휴대폰 등 접종인증 기기가 비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방역패스 적용 이전처럼 수기명부와 손소독제만 놓여 있었다. 이 중 3곳에는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6곳에는 안내문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접종인증 기기가 비치되지 않은 무인카페를 찾은 최모(34) 씨는 "안내문이 없어 (방역패스) 적용시설인 것을 몰랐다. 백신 2차접종을 마친 지는 한참"이라며 "이를 인증하고 싶어도 인증할 기기가 없다"고 말했다.

10곳 중 1곳은 휴대폰을 비치해 접종인증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1시간여 지켜본 결과 손님들은 접종인증을 건너뛴 채 카페를 이용했다. 해당 과정에서 손님들을 향한 카페 측의 제재는 전무했다.

무인카페 점주들은 제도 실효성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서구 소재 무인카페 한 점주는 "접종인증 기기는 비치하나 마나다. 일일이 손님들에게 강제하지 않는 한 실효성이 없다"며 "무인카페에서 누가 일일이 확인하겠나. 사실상 허울뿐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유성구 소재 무인카페 한 점주는 "요즘 같은 경영난에는 접종인증 기기 구매도 부담"이라며 "기껏 구매해도 얼마 후면 방역수칙이 바뀔 것 아니냐. 보다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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