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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줌人 충청경제인] 이선미 ㈜글로벌아토 대표 어린 남매 먹여 살리려 나서 아이 업고 사무실 새벽 출근 소아마비 남편… 배울 점 많아 여성경제인협회서 정보 습득 ‘엄마·주부’ 공통분모로 모여 코로나 위기에도 직원 수 유지

"남편의 사업 부도… 강한 엄마 되는 초석 됐어요"

2021. 11. 28 by 권혁조 기자
▲ 이선미 ㈜글로벌아토 대표.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견디다 보면 좋은 날도 오니까요. 힘들어도 직원들과 오래오래 함께 가고 싶습니다."

이선미(52) ㈜글로벌아토 대표는 집과 교회 정도만 오고 가는 오리지널 ‘집순이’였다.

강원도에 처음 가 본 것도 서른 즈음에서야 결혼 후 시댁에 가기 위해서였다.

이런 그가 하루하루 전쟁터나 다름없는 사업에 뛰어든 것은 배우자의 사업 부도로 어린 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고 하잖아요. 남편이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보는 정도였는데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구요"라며 "어린 아이를 업고 새벽부터 사무실에 나와 주문을 받고, 배달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랐는데 어느 순간 보니 일을 한 게 십 년이 훌쩍 넘어 있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회적인 시선으로는 남녀의 역할이 바뀐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대표는 이를 ‘아토’(선물이라는 뜻)로 여긴다.

이 대표는 "남편이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가 있었다. 지금도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면 일 년에 몇 번씩은 병원 신세를 져야 된다"며 "주위에서는 위로와 격려를 해주시지만 사실은 남편 덕분에 배운 것이 훨씬 많다. 그의 장애는 나에게 시련이 아니라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여성경제인협회도 큰 힘이 됐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작업실과 배달지만 오가다 보니 최신 트렌드나 정보는 알기 어려웠는데 여성경제인협회를 통해 다양한 교육과 정보도 습득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여성경제인들은 집에 돌아가는 순간 ‘엄마’이자 ‘주부’라는 또 하나의 숙명이자 공통분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경제인협회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사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며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조금만 내려놓으면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철 멘털’을 가진 이 대표도 코로나19는 피할 수 없었다. 상패와 트로피, 기념패 등을 제작·판매하는 ㈜글로벌아토는 코로나로 대부분의 행사와 대회가 취소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 주석과 나무 등 원자재 값과 인건비 등은 급등하고 있는데 비해 상패와 트로피 가격은 십 년 전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점도 업계를 힘들 게 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직원들에게까지 책임을 전가하거나 가족같은 직원들을 절대 줄일 수는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소신이다.

그는 "직원들이 없으면 회사가 어떻게 유지되겠어요. 나만 빨리 가는 것보다 함께 오래 가는 게 훨씬 가치있고 중요합니다"라며 "일이 많아져서 직원들도 늘리고, 다 함께 행복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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