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생산자·소비자 위해 발로 뛴 40년… “ 난 참 행복한 사람” < 충청인 < 사람들 < 큐레이션기사 - 충청투데이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충청인

서용원 대전원예농협 노은농산물공판장 채소지부회장 대담=김대환 대전본사 취재1부국장

생산자·소비자 위해 발로 뛴 40년… “ 난 참 행복한 사람”

2021. 10. 16 by 송해창 기자
사진=송해창 기자
사진=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서용원(67) 대전원예농협 노은농산물공판장 채소지부회장은 ‘중도매업’ 한 길을 걸었다. 어느덧 40년, 유통업계 터줏대감이다. 그는 매일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향한다. 생산자와는 땀을 섞고, 소비자와는 웃음을 섞는다. 그는 채소만 판매하지 않는다. 자부심 담은 ‘안전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소비자를 향한 사랑은 덤이다. 그는 자신을 ‘참 행복한 사람’이라 칭했다. 초심을 되새기며 지역민을 위해 일할 것도 다짐했다. 그의 다짐으로 지역민은 내일도 웃을 것이다.

-중도매인 경력 40년, 대전 유통업계 터줏대감이다. 중도매업을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충남 공주에서 나고 자랐다. 당시 아버지 주업은 농사였다. 자라면서 농사를 거들었고 자연스레 관련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72년 군대 제대 후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들었다. 농사를 본업으로 삼으니 많은 것이 보였다. 공주는 판매처 확보가 쉽지 않았다. 시장 규모에도 다소 아쉬움이 들었다. 이에 대전으로 나와 농산물을 팔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중도매인을 접했다. 특히 경매업무에 큰 매력을 느꼈다. 중도매인은 생산자·소비자 간 중간역할을 맡는다. 생산자에게는 땀의 댓가를 지불한다.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난 생산자의 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소비자 역할은 태어나면서부터 맡지 않았나. 생산자·소비자 간 가교역할을 하리라 다짐했다. 1982년 역전농협공판장에서 중도매업을 시작했다. 어느덧 40년이 흘렀다. 터줏대감이라는 말은 과찬이다. 그저 묵묵히 일했을 뿐이다.”

-중도매인의 하루가 궁금하다.

“평균 기상시간은 오후 11시다. 부지런히 채비한 후 노은도매시장으로 나선다. 노은도매시장에서는 새벽 12시 10분부터 채소경매가 시작된다. 물건을 살핀 후 경매에 참여한다. 채소경매는 새벽 4시경 끝난다. 새벽 4~6시에는 각지에서 오는 도매상에게 물건을 판매한다. 도매상들은 충남 부여·홍성·서천 등 곳곳에서 온다.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각지 소식을 듣기도 한다. 새벽 6시 이후에는 지역 학교·유치원·기업 등 급식담당자들이 도매시장을 찾는다. 이들에게도 채소를 판매한다. 아울러 주 거래처에 채소를 직접 납품하기도 한다. 주 일과는 주로 오전 10시경 마무리된다. 이후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주로 중도매인·소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애로사항을 듣는다.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사진=송해창 기자
사진=송해창 기자

-중도매인으로서 자부심이 남다를 것 같은데.

“생산자에게는 노력의 댓가를,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힘써 왔다고 자부한다. 지난 40년간 매일 아침마다 이 같은 다짐을 되새겼다. 이는 자부심 이전에 중도매인이 행해야 할 의무다. 요즘은 채소 검사가 더욱 강화됐다. 농약 등 기타 검사가 더욱 많아졌고 철저해졌다. 이에 발맞춰 매일 매일 학습한다. 더 나은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더 나은 물건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공부한다. 신규 중도매인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다양한 노하우를 전하며 그들의 꿈과 함께하고 있다. 지역에 좋은 중도매인이 많아져야 한다. 이는 지역민 전체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됐다.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있다면.

“중도매인이 느끼는 어려움은 크지 않다. 온라인 판매상도 결국 도매시장에 와서 물건을 받아가야 한다. 중도매인보다는 소매상의 피해가 크다.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통감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에는 중도매업에도 여파가 미치리라 본다. 그런 여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장 목소리 경청, 신기술 학습 등에 힘쓰고 있다. 결국 중도매인이 변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대처를 넘어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대전원예농협 노은농산물공판장에도 고마움을 표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중도매인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중도매인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손님 또는 경험이 있다면.

“중도매인 첫 날, 첫 판매, 첫 손님 등 다양한 추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특정한 경험을 꼽고 싶지 않다. 매 순간, 모든 손님이 특별했다 말하고 싶다. 매일 아침 들어오는 채소도 품질이 다 다르다. 품질을 보면 자라난 토양·기후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매일 만나는 손님 또한 저마다 특성이 있다. 다양한 손님을 만나며 그들의 인생을 체감한다. 손님 한 분 한 분과 추억을 쌓는다. 이것이 40년을 종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손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들에게 좋은 농산물 고르는 노하우를 알려주곤 한다. 다음 방문 시 노하우를 활용하는 손님을 보면 뿌듯하다. 소비자의 눈이 높아져야 농산물 품질도 높아진다. 이 같은 선순환이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중도매인 서용원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생산자에게는 땀의 댓가,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 중도매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내가 농산물을 구매함으로써 농민들이 웃는다. 내가 채소를 유통함으로써 지역민이 식탁을 꾸린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참 행복한 직업을 택했다고 확신한다.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고도 자부한다. 중도매인 권익향상에 힘쓴 중도매인으로도 남고 싶다. ㈔전국중도매인연합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직함에 부끄럽지 않도록 한 발 더 뛰고 한 번 더 듣겠다. 매일 아침 노은도매시장을 청소한다. 이는 중도매업 종사 첫 날부터 행했던 일이다. 도매시장이 깨끗하면 소비자들도 한 번 더 웃는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생산자와 소비자만 생각하며 묵묵히 길을 걷겠다.”

정리=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