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충북 제천에 일본 도쿄발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제천시청 소속 신재환(23)이 2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제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신재환은 제천시가 올해 1월 야심차게 영입한 도마 종목 유망주였다.
신재환의 올해 도마 종목 세계 랭킹은 2위. 2020년 2월 FIG월드컵 멜버른 도마 1위, 같은 해 3월 FIG월드컵 바쿠 도마 1위에 오른 기대주였다.
신재환은 선수 경력 첫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그의 고향인 청주 뿐만 아니라 소속팀인 제천시에도 역사에 남을 큰 선물을 안겼다.
제천시가 2010년 여자팀을 꾸려 체조부를 처음 창단한 이래 11년 만에 맞은 가장 큰 경사다. 신재환은 제천시청 체조부 8명 가운데 유일한 남성 선수다.
청주 출신의 신재환은 율량초, 내수중, 충북체고, 한국체대를 거쳐 지난 1월 제천시청에 입단했다.
이광연 체조부 감독은 영입 배경에 대해 “우수 선수의 타 시도 방출을 막기 위한 충북체육계의 요청이 있었고, 본인도 고향 팀에서 뛰고 싶어 했다”며 “고등학교 때 허리를 다쳐 큰 수술을 해 운동을 못 할 정도였는데 본인이 극복하고 뒤늦게 국가대표에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조선수는 27~28세에 절정의 기량을 뽐내니 다음 올림픽도 기대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재환의 이번 올림픽 금메달은 ‘열악한 인프라를 딛고 이룬 것’이라 더 값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재환은 도내 유일의 실업팀인 제천시청 소속으로 올림픽을 준비했지만 훈련 여건은 썩 좋지 못했다. 유일한 남성 선수인 신재환은 그동안 제천의 의림여중 체육관에서 홀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 감독은 “지난 6월 카타르 대회에서 실수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한 것이 금메달로 이어졌다”며 “욕심 같아서는 시청 남자팀 선수들이 증원되길 바라고, 더나아가서는 독지가의 기부 등으로 사회인들도 즐길 수 있는 전용 경기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신재환의 올림픽 금메달 소식에 제천 지역도 잔칫집 분위기다. 제천시청 입구는 물론, 시내 곳곳에도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페이스북에 “신재환 선수가 보여준 뛰어난 기량과 집중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13만 제천시민과 국민들께 큰 위로와 감동을 선사했다”며 축하의 글을 남겼다.
시는 신재환이 ‘금의환향’하는 4일 다과를 베풀 예정이다. 시는 또 관련 조례에 따라 포상금 600만원 지원도 검토중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