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전부터 역한 냄새 섞여
오전 6~7·오후 10~12시 집중
주민 “창문 못연다” 피해호소
청주시 뚜렷한 해결방안 없어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오창과학산업단지 일원에 악취가 진동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오후 9시경 방문한 오창산단에서는 차 문을 열자마자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악취가 났다.

일반적인 산단에서 나오는 악취와 달리, 이곳에서는 역한 냄새가 섞여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올 여름 오창산단의 악취는 10여일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창산단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악취는 오전 6~7시, 오후 10~12시 등 새벽과 늦은밤에 집중되고 있는데 저기압일때 유독 심하다”며 “폭염이 지속되는 데도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해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악취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자 오창지역 환경단체인 ‘오창환경지킴이’는 직접 조를 편성해 새벽에 순찰을 돌고 있다. 오창환경지킴이 관계자는 “서풍과 남서풍이 불 때 서쪽에서 오창산단 방향으로 분뇨악취가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오창환경지킴 측은 오창읍 신평리에 위치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인 ‘록비원’과 소로리 주변 가축농가, 산단 내 폐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및 각종 공장 하수구에서 발생한 다양한 악취가 올 여름 높은 기온과 맞물려 공동주택단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이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청주시는 뚜렷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는 '록비원'의 배출허용기준이 평균기준치보다 높게 책정되자 행정처분을 내렸다. 오창산단의 기준치는 희석배수(약제 살포에 있어서 약제량에 대한 희석물량의 배율) 1000배, 부지경계선(인접 땅과 접속된 경계선 부분)은 20배이다. 공장 외 기타지역은 희석배수 500배, 부지경계선 15배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록비원은 공장 외 기타지역으로 분류되는데 조사결과 부지경계선에서 20배 이상 측정됐다"며 "이곳에 1차 개선명령을 요청하고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곳은 개선명령을 요청하는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가축농가도 현장을 수시로 방문·점검하고 있다”며 "시설현대화사업이 근복적인 대책이지만 예산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어 사실상 힘들다"고 덧붙였다.

오홍지 기자 ohhj23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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