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권 산업현장 교수
남보다 앞서가는 기술 추구
‘창의적 공학설계’ 교수로 유명
“지역기업 길 터주는게 사명”

▲ 전자공학, 정보통신분야 석학인 조남권 산업현장교수는 지역의 인재들이 창의적인 창업을 통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지역기업들이 남보다 한발짝 더 앞설 수 있는 ‘창의적인 선도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조남권(58) 산업현장 교수는 변해가는 기술환경 속에서 남의 것을 따라간다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 조금이라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에 매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돌이켜 보면, 그의 인생 역시 늘 ‘새로움’을 찾는 연속이었다.

1987년 주전산기(다수의 전산 연결 시스템을 통제하는 컴퓨터)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대표해 미국으로 갔던 때도 그랬다.

조 교수는 그 해 공채로 입사한 초임 직원이었다. 하지만 전자 기술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그는 입사 8개월만에 하드웨어 전문 단 1명의 일원으로 미국에 향했다. 대한민국의 5대 행정전산망 국산화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프로젝트였다.

“당시는 286 컴퓨터에서 386 컴퓨터로 넘어가던 시기로, 주전산기 기술 도입은 오늘날 정보통신 발달의 중요한 계기였어요. 당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서울대생들을 제치고 제가 미국으로 갈 수 있었죠.”

미국에서 그는 새로운 기술에도 놀랐지만, 컴퓨터 기술이 그려낼 청사진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컴퓨터 기술이 단편적으로만 일상생활에 적용되던 시대, 오늘날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사방팔방으로 연결된 컴퓨터 통신 기술로 갖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당시 놀라운 일이었다. "미국에서 실상을 보니 앞으로는 정보통신의 세계가 되겠구나, 컴퓨터의 세계가 되겠구나 싶었죠."

1990년대 말까지 데이콤 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한 그는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움'을 찾는 것에 매진했다. '개인휴대 통신' 분야인 PCS 사업이 그것이다. 컴퓨터가 일정 공간에 놓여지는 것이 아닌, 간편하게 휴대 가능한 것이 될 것임을 미리 본 그는 연구직에서 PCS 사업분야의 사업권 획득(018 한솔PCS, 데이콤 합작)을 마치고 LG데이콤(LG유플러스 전신) 충청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2008년까지 회사 내 충청권 인사 중 최초로 임원인 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교육계 투신은 충청지사에 있던 시절부터였다. 2005년부터 배재대에서 겸임교수로 지낸 그는 LG데이콤 퇴사 후 홍익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론과 현장의 경험을 두루 갖춘만큼, 이를 나 혼자 알기보다 남들에게도 알려주자'는 생각이었다.

대학교에서 그는 '창의적 공학설계'를 주창한 교수로 유명하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 과학기술 부흥을 외치기 전부터 그는 이를 토대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산업현장교수 활동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미 동우엔지니어링(수질 관리 체계 구축 기업)과 비전세미콘(반도체 및 로봇산업 전문기업), 카시모(IT기술 접목 가구제조 기업) 등에 그의 창의적인 공학설계 컨설팅이 전해졌다. 그는 다소 기술력은 떨어지더라도 좋은 아이디어를 갖춘 지역기업에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게 사명이라 여기고 있다.

조 교수는 "설사 주부라도, 대학생이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대박을 꿈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