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공단 경제특집]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상반기 12조 3000억원 판매, 전국 4만 8000호 공급 계획, 민간자본 7200억원 유치성과
사업방식 다각화 원가 절감, 사업성 경진대회 등 질 높여, 새 금융기법 발굴 조직 신설

▲ 낮에 본 LH 본사건물 전경. LH 제공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박상우)의 경영혁신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기존 사업방식 다각화 및 판매 활성화를 통한 부채감축 기조에서 한발 더 나아가 K-Smart city, 동반성장, 지역어울림사업, 부동산 개발 금융 신상품 개발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혁신의 기반은 상반기 판매실적(12조 3000억원)과 사업방식 혁신을 통한 사업비 절감(7200억원) 속, 거양된 2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부채 감축에 있다.

여기에 브렉시트, 산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적극 부응하고자 약 7조 3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기집행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LH는 공기업을 넘어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위해 하자문제를 겨냥한 근본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으며, 혁신도시 선도 이전 기관으로서 지역 어울림사업을 통한 지역과의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 12조 3000억원의 판매실적 달성, 2조 5000억원 부채감축 성공

LH는 올해 상반기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토지 11조 1000억원, 주택 1조 2000억원을 판매해 모두 12조 3000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초 수립한 상반기 판매목표 6조 9000억원 대비 5조 4000억원을 초과한 177%를 달성한 것이다.

사상최고의 실적을 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견조한 판매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토지부문에서는 공동주택용지가 전체 판매실적의 48%를 차지했으며, 상업업무용지 30%, 단독주택용지 9%로 뒤를 이었다.

상반기 공동주택용지 판매실적(77필지 5조 400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95필지 5조 9000억원)보다 약간 감소했지만 5조원 이상의 판매가 지속되며 전년에 이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업용지 역시 공동주택용지 매각에 따른 사업지구 활성화 기대감과 수익형부동산 투자열기가 고조되며 지난해(3조 4000억원)와 비슷한 3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구별로는 하남미사, 화성동탄, 행복도시, 김포한강, 고양삼송 등 수도권 인근의 사업지구가 판매실적도 좋았다. LH 관계자는 "건설사의 지속적인 공동주택용지 확보 노력과 초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수익형부동산 투자가 각광을 받은 부분도 있지만, LH 내부적으로 판매촉진을 위한 경쟁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LH는 판매목표 관리제를 도입해 CEO-부서장간 1:1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하고 지역·사업본부별 판매실적을 사내전산시스템에 실시간 공개하는 '판매신호등' 제도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심었다. 또 판매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해 경영진-본사-지사 간 'Hot-Line' 설치, 장기 미매각토지 판매조직 'i-SALE'팀 운영, 수요 맞춤형 제품·가격전략 구사, 다양한 금융기법을 접목한 토지매각, 민간제안형 공동개발 등 경쟁적이고 역동적인 판매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같은 전사적인 판매노력과 사업방식 혁신을 통해 금융부채는 2015년말 89조 9000억원에서 87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LH는 하반기에도 판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국 79개 사업지구에서 2018필지, 총 651만 6000㎡ 규모의 용지와 공공분양아파트 8000호를 포함한 4만 8000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박상우 LH사장은 "브렉시트 통과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조선·해운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국내 경제상황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총력판매체제 지속, 미매각 자산 매각초진 기조를 유지해 하반기에도 판매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간과 상생, 정책사업 수행 사업방식 다각화 본 궤도 진입

LH는 사업방식 다각화라는 사업방식 혁신을 통해 각종 개발·건설분야에서 민간과 협업해 건설경기 활성화를 주도 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공공임대리츠, 민간공동 택지개발·주택건설, 패키지형 주택건설, 대행 개발·건설 등을 활용해 7200억여원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자체사업비를 절감했다.

또 공공임대리츠와 주택개발리츠를 활용, 5600억여원의 토지판매 성과를 거뒀다.

특히 민간공동 주택건설사업은 박상우 사장이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재직 시 부채가 과도한 LH의 경영여건을 감안해 제안했던 사업 방식으로, LH는 보유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는 주택 건설 및 분양을 담당해 수익을 상호 배분하는 LH-민간 상생모델이다.

LH는 올해 민간공동 주택건설사업을 전년대비 147% 늘어난 8246호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도입 초기 2014년, 민간과 함께 공공분양주택 공급을, 지난해에는 장기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을 결합한 패키지 사업방식을 접목하는데 그쳤다.

반면 올해는 임대·분양 패키지 사업에 이어 오피스텔·상업시설 등 비주거시설과 임대주택을 패키지 형태로 추진하는 등 사업 유형을 더욱 다양화하면서 민간건설사 참여 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 건설사가 예측가능한 사업물량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 자체적으로 사업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다각적인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업방식 다각화 정책은 LH가 기존 고수해왔던 독점적 단독개발방식에서 탈피해 민간과 리스크와 이익을 공유하고 정책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LH형 상생전략이다.

이 전략은 LH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민간 건설부문 활성화를 통해 총투자규모를 확대하는 해법으로 지목된다. LH는 사업방식 다각화와 함께 제안형 소사장제도(PM:Project Manager)를 확대 운영한다.

LH는 현재까지 19개 사업지구를 대상으로 사업책임형 소사장제도를 운영, 사업운영 관리를 전담하도록 해 사업의 수익성 개선 및 원가 절감을 추진해 왔다. 올해부터는 사업관리에 한정하지 않고, 장기 미매각 토지 판매를 목적으로 한 판매전문 소사장제도를 확대 시행했다.

지난 5월 용인서천 판매PM팀은 용인서천지구 장기 미매각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2개 블록(1만 2236㎡, 39필지)을 민간공동개발방식으로 매각하는 등 판매착수 1년 2개월 만에 전량 매각(128억원)하는데 성공했다. 현재까지 판매 물량 증대를 통한 부채 감축에 집중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판매의 질 개선을 목표로 사업 손익관리를 강화한다.

지난해까지 판매목표에 한해 CEO-부서장 경영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전체 사업지구를 대상으로 사업성 개선 경진대회를 여는 것과 함께 사업손익 목표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지속가능한 경영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선 안정적 손익관리가 요구된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LH는 프로젝트·책임단위별 중장기 목표손익을 부여하고 목표 이익률 등을 연간 단위로 지속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박상우 LH사장은 "부채 관리의 핵심은 총액이 아닌, 유동성 관리에 있다"며 "어디에서 부채가 발생하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지를 구조적으로 검토해 제도개선, 민간과의 협력, 부동산 금융 활용 등으로 LH 부채를 줄이고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과 지자체와 제휴해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사업방식 다각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새로운 금융기법을 발굴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획기적인 부동산 투자 기법을 시장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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