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자동차극장 등 줄폐업, 빈자리 대형멀티플렉스 생겨

▲ 한빛탑의 야경과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던 명소, 대전엑스포자동차극장은 현재 영업을 종료하고 다른 이전지를 물색하고 있다. 홍서윤 기자
대전시민들의 추억이 쌓인 명물극장들이 하나둘씩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영업종료를 알린 곳은 유성구 도룡동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인근에 있는 대전엑스포자동차극장이다.

이 자동차극장은 1999년에 개관해 지난 2월까지 17년간 운영됐다. 극장이 영업종료를 결정한 이유는 현재의 공간이 환경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변의 불빛이나 각종행사 등으로 스크린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관람객들의 민원이 잇따랐었다. 갑천변에 자리한 데다 한빛탑의 야경도 함께할 수 있어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자동차극장의 운영주인 별빛영화마당 측은 이 자리를 정리하고 지역 내 다른 곳으로 이전을 물색 중이지만, 아직 정확한 기약은 없는 상태다. 별빛영화마당 관계자는 “현재 부지물색 등을 진행 중으로, 되도록 올해말까지 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한 또 한 곳, 대전아카데미극장도 지난달 말을 끝으로 50여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아카데미극장은 1964년 옛 동양극장 자리에 개관한 이후 2002년에는 9개관의 멀티플렉스관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근에 대형멀티플렉스가 잇따라 개관하면서 주요 관객이었던 원도심 주민들이 점차 발길을 끊었고, 결국에는 간판을 내려야 했다. 이제 대전에서 1950~1960여년대 추억의 극장들 중 옛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극장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신도극장은 폐업신고 6년째인 지난해말 건물이 철거됐으며 그보다 앞서 중앙극장은 유료주차장으로, 서라벌극장은 여관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곳은 성인영화전문상영관으로 변한 동화극장과 옛 동보극장 건물에 영화관을 차린 대전아트시네마 정도다.

옛 극장들의 빈자리는 속속들이 대형멀티플렉스 영화관들로 채워지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2000년 개관한 롯데시네마 대전점을 시작으로, 2013년부터는 매년 한 곳씩 늘어나 현재는 11개가 운영되고 있다. 대전독립영화협회 민병훈 사무국장은 “이제는 극장통으로 불리며, 거리문화로서 하나의 상권이 형성됐던 흔적은 완전히 몰락했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