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가오도서관 충돌 사고, 아이 피 나는데도 조치 늦어, 사전 매뉴얼 작동 안해

가오도서관.jpg
▲ 지난 5일 동구 가오도서관에서 초등학생 최 모군이 머리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최 군은 이 사고로 5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피해 학부모 제공
▲ 동구청 가오도서관 유아방 내 유리가 타원형 구조로 이뤄져 창틀에 아이들이 부딪혀 부상을 입을 우려가 높아 보였다. 창틀의 높이는 110㎝로 초등학생 4~6학년의 눈높이와 비슷했다.
정재훈 기자
여름방학을 맞아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초·중·고교생이 급증한 가운데 시설 관리주체의 안전사고 대처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오후 1시경 초등학생 최모 군(13)은 동생과 함께 동구청 내 가오도서관을 이용하던 중 유아방 내부 외벽 유리 창틀에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타원형 구조된 유아방 외벽의 철제 창틀(바닥에서 110㎝ 높이) 밑 앉아 책을 보다 무심코 일어서면서 창틀에 머리가 부딪혀 이마가 3㎝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7일 기자가 찾아간 현장에서도 유아방을 이용하던 학부모는 “날카로운 철제 창틀이 아이들 눈높이에 있어 너무 위험하다”며 “아이들이 전망을 보러 유리 쪽으로 다가가면 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 군의 어머니 김모 씨는 “아이에게 물어보니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데도 7분이나 방치됐었다”며 “뒤늦게 담당자가 왔지만, 구급차를 부르기는커녕 바로 아래 보건소가 있어도 조치는 전혀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씨의 증언대로 가오도서관이 입주해 있는 동구청 1층~3층에는 동구보건소가 존재했고, 사건 당시 보건소에는 상처 봉합 수술을 할 수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 관계자 누구도 최 군을 보건소로 이송할 생각을 하지 못했고, 같이 온 인솔자에 의해 인근 정형외과로 옮겨져 5바늘이나 꿰매는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다.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은 ‘재난 대비 행동메뉴얼’이 존재하고, 가오도서관도 30p 분량의 매뉴얼이 있었지만 사고 당시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도서관 관계자는 “사고 당시 직원이 당황해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앞으로 유아방 창틀 등은 보호제로 감싸고, 피해자와는 치료비 부담 등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