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교육부 등 여러 기관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심한 경우 피해 학생의 자살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단순히 또래 간 괴롭힘의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11월 대구의 한 중학생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의 이름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사건 이후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관심이 폭발적으로 나타났으며, 이후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 및 대처 방법 등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해결되고 예방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교묘하게 변해가면서 발전하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및 유인, 명예훼손 및 모욕, 공갈, 강요 및 강제적 심부름,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 및 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중 '따돌림'이란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의 학생들이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렇게 학교폭력에 정의가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교폭력은 현실에서 정량화 또는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 학교폭력이란 주로 신체·언어적 폭력, 금품 갈취 등 이었으나 최근에는 따돌림, 성폭력, 폭력집단 결성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특성상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이 더욱 지능화되고 심각해지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폭력은 흔적을 찾기도 쉽지 않고, 방과 후는 물론 24시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더욱 괴롭고, 심지어 이사나 전학을 한다고 해도 벗어나기가 어렵다.

학교폭력의 대상도 중·고교에서 초등학생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유치원에서도 따돌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성별도 남학생 뿐만 아니라 여학생의 폭력경험이 늘고 있고 인터넷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기타 폭력적인 매체와 놀이공간의 영향으로 은밀하고 잔인한 형태의 폭력이 늘고 있다.

빵셔틀(빵 심부름), 와이파이셔틀(모바일 데이터 갈취), 졸업빵(졸업생 구타 및 선물조공)과 같은 최신 유행 형태의 괴롭힘이나 폭력을 어른들이 무지하여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만성화될 위험성이 높다. 학교는 물론 학부모와 사회가 보다 많은 인식과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학교폭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되고 늘어나고 있으며, 청소년 자살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져 성인기까지 지속되어 사회 부적응 등 만성적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교묘하게 바뀌어가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선 한가지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1차적으로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수면 위로 건져내야 한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차적으로 변화하는 학교폭력에 대한 추가 법적 제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개인적 문제라기보다 사회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스스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아이들 옆에서 24시간 있어줄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위험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교육해줘야 한다. 통합적인 예방 방법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학교폭력 예방은 물론이며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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