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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규식
지금도 공연 중인 '난타' 그리고 우리나라 공연사상 의미 있는 기록을 수립한 뮤지컬 '명성황후' 등이 보여준 문화산업의 가능성은 괄목할만하지만 서울이라는 도시 브랜드 정립에는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난타'의 경우 언어가 배제된 넌-버벌 퍼포먼스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어느 정도 흥미를 줄 수 있겠는데 주로 일본인, 중국인 단체 관객 위주여서 일정부분 한계가 따른다. 공연 하나가 지역 이미지를 만들고 도시경제를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이 경우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소도시에 해당하겠지만 우리나라 각 지자체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는 관광활성화 시책에 참고해볼 만하다.

중국 광서장족자치구 계림시 양삭현. 인구 4만 남짓한 작은 도시지만 계림산수와 이어지는 절경에 대도시 관광지 계림의 각박함과 지나친 상혼이 다소 비껴가는 까닭에 외국인들과 주로 배낭 여행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라는 야외공연은 양삭의 성가를 높이고 여기서 비롯되는 각종 수입이 도시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리강 기슭 3000명을 수용하는 대형무대는 1일 2회 공연 거의 만원을 이룬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만 600명이 넘는 출연진과 다양한 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여러 '인상…'시리즈는 중국 곳곳에서 공연 중이지만 리강과 계림의 빼어난 산세를 배경으로 이 지역 소수민족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인상유삼저'는 입장료, 숙박, 식당, 기념품점 그리고 갖가지 관광수요와 연계되어 당분간 도시를 이끄는 견인차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충청권 금강권역 각 지자체들도 금강을 활용한 총체극,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빛과 소리의 향연 그리고 우리나라의 높은 공연예술 수준을 접목한 이런 문화콘텐츠 상용화에 나설 때가 된 듯싶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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