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대전YWCA 회장
[아침마당]

7월 7일 대전YWCA에서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역할변화와 지원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여성문제를 대할 때 일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전업주부의 가사노동문제, 직장 맘의 성평등과 육아문제,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문제 등 특정 주제 중심에서 벗어나 여성의 생애 전체의 관점에서 여성문제를 대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 주제와 관련해 대전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애주기별 역할변화’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응답자의 40.2%가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39.8%는 '하는 것이 좋다'라고 응답해 최근 '결혼은 필수', '꼭 해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연령대별 견해를 살펴보면 50~60대가 각각 68%, 76%로, 이들 대부분은 '결혼은 반드시 하거나, 하는 것이 좋다'라고 응답한 반면 10~30대의 50% 이상은 결혼이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해 연령대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산에 대해서도 30대 이하는 47.3%가 ‘출산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라는 매우 융통성있는 생각을 보였으나 50대 이상은 44.5%가 출산은 꼭 해야 한다고 응답해 여성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 젊을수록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변하게 되는 근본적 원인은 갈수록 출산과 보육 등에 따른 여성의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즉 오늘날 사회가 변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도 많아졌으며 가사노동이나 자녀 돌봄 등도 상당부분 사회적인 것으로 옮겨졌음에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중심의 전통적 가부장적인 사고방식 즉 여성다움, 여성적, 주부 등의 명분을 달고 주체적인 여성 역할보다는 육아, 가사, 돌봄 등도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으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해서는 여성다움, 성적 대상, 남성에 대립되는 대상으로 인식하는데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여성은 자기 성장을 기해야 하는 사회적인 활동도 해야 하지만 가정까지 책임지는 이중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결혼, 육아 등이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성과 남성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러나 남성 중심의 기득권 유지 풍토나, 대학생 카톡방에서 볼 수 있듯 여성은 무조건 성적 대상이라는 원초적인 생각 등으로 여성을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 미국같은 사회에서도 힐러리 후보는 2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차별에 대한 유리창을 뚫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곳곳을 가로 막고 있는 보이지 않는 장벽과 차별은 남녀양성평등고용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흘렀건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양성평등, 즉 여성이나 남성을 젠더로 보고 양자가 똑같은 사람임을 인정할 때 우리는 늪에 빠진 한국사회를 구원할 수 있다.

여성자신은 물론 사회전체가 은연중에 성역할을 구분하며 ‘여성이니까 이래야 한다’ 등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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