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갑도 전 충북도중앙도서관장
[시론]

다섯 개의 장항 국립생태원 기후관을 관람하고 1층 휴게 공간으로 나오니, 특별기획전시관에 특수하게 마련된 개미전시관이 있었다. 개미집, 개미의 일생, 종류 등 다양한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돼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개미들이 사과를 먹고 있는 모습, 자기 몸뚱이 보다 몇 배나 큰 잎사귀를 이고 가는 개미의 모습 등이 실감 있어 보였다. 그 외 에코리움에 전시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밖으로 나왔다.

넓은 초원에 이름 모를 수목과 화초들이 무성했다. 여기 저기 습지 생태원, 고산 생태원 등 많은 실외 생태원이 구역별로 조성돼 있다고 했으나 시간 관계로 다 둘러보지 못하고, 놀이터 안에 있는 물놀이 시설, 아기자기한 조형물 등이 있는 하다람 놀이터를 잠깐 둘러보고, 다시 에코리움 로비로 돌아왔다.

로비로 돌아와 휴게실 의자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체험여행을 정리해 보았다. 살아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지구, 현재 우리나라 생태계를 비롯해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이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잘 정비돼 있다고 생각했다.

국립생태원은 이와 같이 직접 체험하는 대국민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기초생태학의 기반을 확립하고 기후변화 적응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및 공동연구 강화, 생물다양성의 생태학적 연구를 활성화하고, 또 유아부터 성인까지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과정별·주제별 맞춤형 생태교육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총 부지면적 99만 8000㎡에 총 건축면적은 5만 8553㎡(본관 8419㎡, 생태교육관 3200㎡, 에코리움(Ecorium) 2만 1932㎡, 재배온실 7794㎡, 방문자센터 3537㎡, 방문자숙소 2930㎡ 등)로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다.

국립생태원은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현재 생태계의 무분별한 훼손으로 멸종위기 생물종이 늘어나고,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가 심각한 수준인데, 그 생태계 회복을 위한 생태조사연구, 복원 및 기술개발 기능의 기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하니 참으로 그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국립생태원을 관람하면서 한 가지 아쉽게 생각됐던 점은 이러한 웅대한 목표를 가지고 설립된 국립생태원의 해설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수많은 관람객이 붐비고 있었으나 전문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는 팀을 보지 못했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좀 더 많은 생태 해설사를 양성해 자연에 대한 해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홍보관도 있고 요청하면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등 구색은 갖추고 있겠지만, 보다 실질적인 대다수 관람객을 위한 해설을 말함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생태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면서 자연과 생명의 참 의미를 찾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그것이 국립생태원 설립 취지에 더욱 접근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어쨌거나 국립생태원의 생태계를 탐험한 체험여행은 새로운 세계를 한 눈에 느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주어 참으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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