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억 신부·청주성모병원 행정부원장
[아침마당]

헌법 1조2 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다. 국민이 중심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그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한 나라의 근간이 되는 법을 제정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정당을 만들고 권력이 어느 한쪽으로 집중되고 남용되지 않게 그 견제와 균형을 잘 유지하라는 명령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은 당연히 국민을 하늘로 여겨야 마땅하다. 모든 논쟁과 비난, 다툼은 국민을 위한 다양한 의견 표출이라고 여겨진다.

여소야대로 시작한 20대 국회는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놓고 여당과 야3당의 기 싸움이 치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직은 "원내 제1정당이 맡아야 한다"며 일찌감치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그러자 새누리당도 "전통적으로 의장직은 제1당이 아니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집권 여당이 가져가야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예결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에 대한 배분에 팽팽한 긴장감을 보이기도 했다. 서로 상대를 비난하며 신뢰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억지를 부린다.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하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는 스스로 알 것이다. "협치는 안중에도 없는 횡포이자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총선 민심에 정면 도전하는 행위"라고 비난하지만 그 화살이 상대를 향하지 말고 말하는 자신을 향했어야 한다.

주도권싸움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누가 하든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국민이 준 권력을 국민을 위해서 사용한다는데 그 방법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수적으로 우세할 때 하고 싶은 대로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들이 입장이 바뀌니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다. 협치니 협상이니 하는 말들에 진실의 힘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서로를 견제해야 하겠지만 그 중심은 국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일찍이 "오로지 입신출세를 위해 혓바닥을 가벼이 놀리는 아부는 간신배들을 판단하는 기준이요, 오로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깊이 성찰한 후에 직언하는 쓴 소리는 충신들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했다. 그는 왕의 아들이 세습되는 200년 전 "백성을 못 살게 하는 왕은 끌어내야 하고, 정치는 아래부터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혁명적인 발언을 했다. 이미 상향식 민주주의를 제기한 것이다. 당리당략이나 이권에 따라 소신 없이 듣기 좋은 소리하는 이가 아니라 참으로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가 많아지기를 소망해 본다.

정치인들은 늘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것처럼 큰소리친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기대할 것은 별로 없다. 큰 소리치고 결국은 다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정치, 약속과 신의가 지켜지지 않는 정치, 잘못해도 뉘우치고 반성할 줄 모르는 정치, 도덕성이 전혀 대접받지 못하는 그런 정치행위 속에서 어떤 국민이 제대로 교화를 받을 수 있겠는가"(박석무). 그래서 국민들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지키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그러므로 자신을 뽑아준 선거구민의 의사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제발 정쟁으로 국민을 피로하게 만들지 말고 오로지 국민을 우선하는 본분에 충실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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