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자구노력 … 2012년엔 흑자전환"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더불어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영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105년간 지속돼 왔던 국영 철도시대를 마감하고 공영 철도시대(한국철도공사)가 열렸다.

국가라는 큰 보호막을 벗어나 철저한 경쟁사회로 던져졌기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많은 시선들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철도공사 원년을 맞아 앞으로 살림을 책임질 신광순 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운영 계획 등을 들어 봤다. /편집자

▲ 신광순 초대 철도공사 사장
-먼저 국기기관에서 공영기업인 한국철도공사로 전환되는 데 따른 소감은.


"지난 105년간 정부부처의 체제하에 놓여 있던 철도는 공사 출범을 계기로 선진 철도로 발돋움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을 맞게 됐다. 공영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난 철도공사의 초대 사장직을 맡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다는 데에 따른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항상 국민의 입장에서 철도가 가장 친근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철도 공사화를 추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철도공사화 또는 민영화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1899년 9월 18일 경인선(노량진~제물포간)이 개통되면서 우리 철도는 중추적인 교통수단으로서 경제성장과 지역발전에 기여를 하는 국가동맥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자동차와 항공 등 타 교통수단이 발달되며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철도산업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철도건설과 운영 부문을 분리해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 철도공사화의 추진 배경이다. 우리나라 철도구조개혁의 기본 틀은 시설과 운영을 분리하는 것으로, 공공성이 있는 선로 등의 시설은 국가가 투자 등을 통해 계속 관리하게 되며, 상업적 성격이 강한 운영 부문은 공기업 형태의 철도공사에 맡기는 것이다. 앞으로 공사체제하에서는 국가공무원법 등 각종 법령의 귀속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받게 돼 시장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공사의 비전은.

"경영비전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여는 기업 ▲2010년을 목표로 흑자경영 실현 및 취업선호도 1위 기업 달성 등이다. 연도별 경영목표는 ▲한국철도공사 원년인 올해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의 초석다지기 ▲2009년 부대사업 수입증대 약 4조원 달성 ▲2010년 재정자립기반 구축 등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송체계 혁신, 수익구조의 다변화 등 경영개선계획 6대 전략을 마련,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철도공사로 모습을 바꿨지만 기존의 부채를 떠안게 돼 새 출발부터 부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철도공사가 고속철도 운영부채 4조 6000억원을 인수해 출범하는데다 약 5조원이나 되는 시설부채도 선로사용료 등을 통해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출범과 동시에 경영에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시설자산 이관에 따른 부대수입의 감소와 공익서비스에 대한 정부지원의 축소, 그리고 공사 전환으로 발생하게 되는 각종 비용도 출범 초기 철도공사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출범 원년인 올해에만도 1조원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 직원이 수입증대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7년 후인 2012년부터는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도부채 문제는 정부와 어떻게 해결하기로 합의했나.

"고속철도 1단계 건설의 총 사업비는 약 15조원으로, 이 가운데 부채가 10조원 가량된다. 이는 각각 5조원씩의 시설부채와 운영부채로 구분된다. 철도공사는 약 5조원의 운영부채를 인수한 가운데 출범했으며, 나머지 5조원이나 되는 시설부채도 결국 철도공사가 선로사용료를 통해 상환하도록 돼 있어 출범 초기부터 경영에 큰 압박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고속철도 이용객이 건설 당시 예측한 수요의 절반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큰 폭의 수입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마케팅 구사와 함께 구조조정을 통한 경비 절감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공사의 자구 노력만으론 재무수지 개선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고속철도의 정부출연 비율을 다른 사회간접자본(SOC) 수준으로 상향 조정(현행 35%에서 60%로)하고, 철도의 공공서비스(PSO)에 대한 손실액 보상을 현실화하는 정책적 배려가 간절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공사 출범 첫해 역점 추진과제가 있다면.

"현안사항인 수익증대와 비용절감, 그리고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철도공사는 출범 원년인 올해를 '철도경영의 전환점'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전사적 차원의 직무진단을 실시해 조직의 경량화와 인력의 전문화로 인력 증원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영업 및 부대수입 증대에도 총력을 기울여 전사적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수익자 부담 원칙에 입각한 운임정책과 사업 영역의 다각화를 추구, 부대수입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나가겠다. 또 업무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조직운영 및 업무수행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절감을 위한 지출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철도공사로 전환되면서 직원들의 임금이 2% 정도 인상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직원들의 불만은 없나. 있다면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해결책은.

"철도공사의 보수 수준은 공무원 신분 상실에 따른 보상적 인센티브와 타 공사나 동종 업계의 보수 수준을 감안, 결정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공사로 전환되면서 근무체계가 기존 24시간 철야근무에서 3조2교대 근무체제로 달라져 약 1800명을 신규 채용해야 하는 요인이 발생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공사의 재정 여건을 감안, 출범 초기 임금 인상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능력과 성과주의를 지향하되, 역할에 따라 보수체계를 다르게 운영(연봉제와 월급제)하는 등 합리적인 안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 타 공사나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본급의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는 한편 초과근무시간의 단가도 현실화해 보수의 손실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사내근로복지기금 200억원을 우선 출연해 사원 개개인에게 공무원보다 나은 실질적인 복지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

-앞으로의 철도산업에 대한 전망은.

"영업정책과 부대사업 추진 등에 있어서는 이전의 관료적 규제에서 벗어나 자율, 신축적인 책임경영이 가능하게 됐다. 또 철도 상하 분리로 유지보수비를 국가에서 부담해 비용절감이 예상되는데다 주5일 근무제 확산은 철도수송 수요 증대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들어 친환경적이면서도 대량 수송 기능을 갖춘 철도에 대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이 범정부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도 철도산업에 대한 전망을 아주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개통된 고속철도는 늘어난 수송능력을 바탕으로 향후 경부·호남축의 교통시장에서 철도의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통해 TCR(중국 종단철도)과 TSR(시베리아 횡단철도)과의 연계망이 구축되면 또 한 번의 교통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본다."

-철도공사 운영에 대한 각오는.

"철도공사 임원들을 비롯한 전 직원들은 조속한 경영안정화를 이루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공사의 경영성과는 철도구조개혁의 평가로 직결된다는 점을 되새기며 업무에 임하겠다. 전 직원이 하나된 가운데 정부의 철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요구, 뼈를 깎는 자구노력,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면 공사의 수익구조는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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