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제 청주시 청원구 민방위팀장
[시론]

남북으로 대치국면의 긴장상태가 60년이상 지속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은 국가안보를 위한 반공·방첩 내지는 민방공 개념이 주류를 이뤄왔다. 하지만 복잡 다양한 현대사회에서는 민방위 개념의 범위로 점차 확대되면서 다양한 국면을 보이고 있다. ‘무찌르자 북괴군, 이룩하지 남북통일’이라고 외쳐대던 60~70년대 초·중·고 학창시절의 반공집회 구호가 생각난다. 안보가 우리나라의 전부라 할 정도로 그 때의 함성이 추억처럼 아련하다.

최근 민방위교육에 안보는 기본과목으로 매회 1시간이 할애된다. 나머지 3시간은 응급처치인 심폐소생술이나 교통안전, 가스안전, 화재예방, 재난대비, 화생방 등 실기교육으로 이뤄진다. 국가의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더불어 우리네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난과 재해의 위험요소로부터의 대비 또한 끝없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민방위교육 강의를 경청하곤 한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 여학생이 단 한번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쓰러진 어른을 심폐소생술로 일으킨 사례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심폐소생술로 회복된 축구선수, 경기도중 쓰러졌으나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쳐 의식이 없는 상태로 지내다가 끝내 사망한 야구선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끝없는 교육과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복잡 다변화와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의 길목에서 개인과 가족, 사회 구성원에 대한 '안전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주민 모두가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사회와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 생각할 때 그 이면에는 묵묵히 가정과 지역을 지키는 민방위대원의 존재와 역할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으리라 본다.

민방위대는 20세이상 40세의 대한민국 남성으로 편성되며 17세 이상도 지원할 수 있다. 민방위사태 발생 시는 50세까지 조직할 수 있으며, 여성도 민방위대원의 지원이 가능하다. 청소년 등 학생이나, 노인, 여성, 다문화가정 등 일반 국민도 원할 경우 생활민방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어찌 보면 타인을 보호할 수 있는 여력이나 의지가 있는 사람, 위험요소를 발견하고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가 민방위대원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콩나물에 물주기'란 말이 생각난다. 좋은 콩나물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물을 줘야 한다는 것으로, 원하는 교육성과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미이며, 어떤 분야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육만이 정답임을 말해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대다수 생업에 종사하는 민방위대원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강사는 온갖 열정을 다해 강의에 몰입하지만 직장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와서 두 눈 부릅뜨고 전념하며 교육받기란 어쩌면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민방위는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자그마한 질서와 안전을 지키고 실천하려는 노력과 함께 온갖 법규와 규정을 준수하고 남을 위한 양보와 세심한 배려를 통해 성숙되고 완성된다고 본다. 무질서한 무리는 적이 노릴 수 있는 틈이 보이지만 대오가 잘 정비된 집단은 그 규모가 작더라도 어느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을 것이다.

민방위대원은 혈기왕성한 젊은이로 미래를 짊어질 주역들이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은 만큼 자기 인생에 중요한 무엇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는 의미있는 교육이 됐으리라 믿는다. 9월부터 하반기 교육이 시작된다. 주민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는 노력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민방위대원들에게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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