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관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목요세평]

친수(親水) 및 문화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증대함에 따라 접근성이 용이한 하천공간은 새로운 문화 및 여가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천은 지역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생태·문화 공간으로서 시민의 삶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뿐만 아니라 경제적·심미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이 운동 및 자연감상과 같은 여가생활을 위해 친수공간을 애용하고 있다.

이렇게 도심 속 하천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생활의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그 의미는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대전의 경우 3대 하천(갑천, 유등천, 대전천)이 도심 곳곳을 가로지르고 있어 ‘대전의 젖줄’이라 불릴 정도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3대 하천이 만나는 곳의 지명이 삼천동(三川洞)이라는 것만으로도 그 역사적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대전 하천은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목척교 아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악분수는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 장소로 청량감과 상큼함을 선사하고, 만년동 갑천변 꽃단지는 선진국 유명 관광지 못지않게 계절별로 특색 있는 아름다운 색감을 자랑한다. 최근 조성된 해바라기단지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노란 물결로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아 대전의 테마단지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천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각종 체육시설물 또한 시민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 삶의 질과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로 시민들이 하천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겪고 있다. 대전시에는 2011년 이후 이례적으로 7월 4일 하루에만 179mm의 폭우가 쏟아졌고, 6일까지 누적강수량이 243mm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대전의 대표적 휴식공간인 목척교 음악분수대가 침수되고 하천변 통행로 1527㎡, 안전난간 12개소, 표지판 40개 등이 훼손 및 전도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초목류, 생활폐기물 등의 수해 쓰레기 발생량은 800t에 육박해 그간 수해쓰레기 최대발생량인 2012년 장마 때 291t을 훨씬 상회한다.

이에 대전시는 신속한 하천 수해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맛비가 그친 7월 6일부터 시민 이용이 잦은 세월교 및 산책로, 자전거도로를 우선으로 공공근로, 일용인부 동원 및 군부대인력 협조요청을 통해 일일 150명의 인원을 투입하여 주말에도 청소를 실시했다. 갑천 한빛대교 일원, 유등천 복수교~대화대교 사이 등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구간은 쓰레기 수거를 완료했으며 13일까지 수해 쓰레기 수거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하천시설물 복구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징검다리 주변의 퇴적토사 물길을 정비하고 폭우로 인해 파인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목척교 음악분수대는 자갈, 모래 등 퇴적물 제거 후 보수해 빠른 시일 내에 재개장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또한 중요하다. 집중호우 시 발생한 수해쓰레기 중 빈병, 폐비닐, 스티로폼 등 초목류 이외의 생활쓰레기 비중이 4분의1 정도로 많은 양을 차지했다. 이는 안전한 하천을 위해 시민의식 제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아름다운 하천을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자발적인 참여가 곧 경제소득이라는 거버넌스적 사회인식이 확산돼 다함께 숭고한 땀방울을 흘릴 때 하천이 보다 진정한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