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열 증평군수

세계적으로 공신력있는 국가경쟁력 평가 기관으로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이 있다. 세계 230여개 국가 중 IMD는 61개국, WEF는 140개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5월과 9월 '연도별 국가 경쟁력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IMD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 WEF는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을 각각 1~3위로 발표했고, 대한민국은 25위와 26위로 발표됐다.

우리나라(남한) 면적이 세계 109번째임에 비해 스위스는 136번째, 홍콩은 184번째, 싱가포르 192번째이니 이들 1~3위 4개국은 면적이 작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국가경쟁력 뿐 아니라 국제투명성 기구(TI)의 국가청렴도 세계 5위, 백만장자가 많기로는 세계 1위이며, 금융센터 4위, 정유능력 3위, 5번째의 항구도시로 알려져 있다.

세계은행은 비즈니스 하기 좋은 곳 세계 1위와 제1의 물류허브로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리콴유(李光耀) 총리는 ‘내가 걸어온 일류 국가의 길’에서 "나는 지금까지 4개 나라의 국가(國歌)를 불러야 했다. 영국, 일본, 말레시아 국가를 할 수 없이 불렀다. 그러나 이제야 싱가포르 국가를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게 됐다"고 회고했을 만큼 그야말로 나라 아닌 나라였다.

싱가포르는 1819년 영국 동인도 회사가 120여명의 가난한 어부가 살던 남부에 개발한 것에서 출발했다. 1942년~1945년 일본에 점령당했고,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말레시아 연방이 됐다가 1965년 독립했다.

주변국으로부터 '곧 없어질 나라'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싱가포르가 50여년만에 국가경쟁력 세계 2~3위는 물론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 6000달러(6500만원)의 부자나라로 거듭난 것이다.

오늘의 강소국 싱가포르를 있게 한 것은 무엇일까? 리콴유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발전의 원동력은 자연자원이 없는 절박함에 대한 국민의식"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복지를 중시해 교육·의료·주거복지를 제공하면서도 과잉복지를 거부했고, 포퓰리즘을 극도로 혐오했다. 또한 이 나라에는 초강대국 미국에도 당당히 맞서 법과 권위를 지키는 원칙이 있었다. 1994년 미국인 마이클페이가 주차된 차를 손상했다가 태형 4대에 처해진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당시 미국은 클린턴 대통령이 친서를 보낼 만큼 압박했지만 6대를 4대로 낮췄을 뿐이다. 또한 "내가 세상을 떠나면 살던 집을 헐어버려라"고 했던 리콴유 총리의 유언처럼 그들에게는 검소와 청렴이 함께했다.

전국 군 단위에서 울릉군 다음의 작은 면적을 가진 증평군 또한 괴산군, 증평출장소, 증평군으로 군기(郡旗)가 세 번이나 바뀌었다. 군 출범 당시 중앙정부와 주변 단체로부터 '곧 없어질 단체'라는 비아냥도 받았다. 하지만 증평군은 2014년 전국 지방자치 종합경쟁력 상승률 1위와 함께 2003년 3만 1519명이던 인구는 3만 7063명으로 늘었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원회의 2013~2015년 지역발전사업 우수사례 TOP3에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것도 자연자원이 전혀 없었던 절박함이 원동력이었다. 비록 13살의 어린 나이에 덩치는 작지만 3만 7000여 증평군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희망과 자부심이 있다. 전국 최고의 살기 좋은 증평 건설을 위한 증가포르(증평+싱가포르) 꿈 실현을 향한 실험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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