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섭 산림청장
이란서 2차례 걸쳐 산림협력 요청
한국 산림개발 수준 인정받은것
인도네시아서 이탄지 복원 추진
내년 에티오피아 사업발굴 착수

▲ 이란과 조림, 재조림 등의 협약을 맺은 신원섭 산림청장이 이란 국립수목원에서 현지 식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산림청 제공
한국의 해외 산림자원 개발 사업이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5월에만 인도네시아·이란·에티오피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해외 산림자원 개발 역량 및 협력 체계를 다지며 국내 산림자원 개발의 우수성을 세계 무대에 떨치고 있다. 또 신원섭 산림청장은 방문하는 국가마다 2021년 열릴 예정인 ‘제15차 세계산림총회(World Forestry Congress·이하 WFC)’의 한국 개최를 지지해달라는 요청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국제적 협력을 공고히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산림자원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신원섭 산림청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를 들어봤다.

대담=최진섭 경제부장



▲ 신원섭 산림청장은 "산림자원 개발 사업 한류가 2021년 세계산림총회를 유치하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림청 제공
-지난 5월 산림청은 매우 바쁜 한 달을 보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5월엔 경제제재가 전격 해제된 이란부터 인도네시아와 이탄지 복원 협력, 에티오피아 산림·기후변화대응협력,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WFC 개최 지지 요청까지 숨가쁜 한 달이었다. 얼굴을 맞댄 각국 정상과 대표들에게선 한국의 산림자원 개발 사업의 우수성을 치켜 세워줘 국격이 높아졌음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우리나라 최대 투자처로 급부상한 이란은 2009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쳐 산림협력을 요청할 정도였다. 이란 측은 한국 대통령의 사상 첫 순방이 이뤄지기 전부터 한국의 녹화사업 성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1960년대부터 황폐화를 거듭해 온 국가로선 국토를 보호하기 위해 전 산림을 국유화하는 등 강력한 산림보호 정책을 추진했기에 짧은 시간 내 산림사업을 꾸린 한국을 눈여겨 봤을 것으로 보인다. 5월 중순 청와대에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선 이탄지(泥炭地·peatland) 복원, 에티오피아에선 산림개발 노하우 전수 등을 이루며 한국의 산림자원 개발 사업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이란에선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된 산림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망은.

“이란과 협력체계 구축에 나서는 분야는 조림·재조림·사막화·침식 방지·산불·병해충관리 등 여러 분야에 관해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란은 유네스코 생물권보호지인 아라스바란 등 산림자원이 상당히 풍부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국가가 우리(한국)에게 노하우를 전수받는 다는 것은 한국이 산림개발 등에서 일정 수준에 올라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말했듯 이란은 2차례에 걸쳐 산림협력을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이란은 전문가 인력 교류와 교육훈련 초청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이란이 황무지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수목원에 한국과 종자 및 식물교류를 진행키로 하는 등 협력자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코다카람 좔랄리 이란 산림유역관리청장은 고위급 면담에서도 한국과 산림협력은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와 물부족 현상, 사막화 문제를 저감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이란도 산림개발로 국제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앞으로 산림청은 이란과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산불기술 공유와 조림에 대한 공동연구, 향후 협력도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테헤란의 허파’로 불리는 다라밧 인공조림지와 두바이 인공정원을 함께 방문해 대규모 녹지대 조림사업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도네시아와 추진한 이탄지 복원이 독자들에게 생소하게 들릴 것 같다. 어떤 사업인가.

“이탄지는 지구 육지면적의 약 6%를 차지하는 곳으로 식물의 유체가 퇴적하면서 형성되는 곳이다. 1㎜의 이탄층이 쌓이는 데 1년 정도 걸린다. 국내에선 오대산 국립공원 내 소황병산의 이탄지가 발견돼 특별보호구로 지정됐다. 인도네시아는 정상회담 후 산림청과 만나 이탄지 내 수자원 관리와 육림 및 탄소흡수 관련 연수를 요청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이탄지를 복원하고 탄소배출 저감에 영향이 있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탄지 지역 내 시범사업을 벌여 지역사회의 생계와 복지 증진 등 산림개발을 경제와 조화를 이루도록 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 한국을 찾은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탄지 복원 사업 협력에 동의하면서 자국 내 정책을 마련하고 한국과 두터운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아프리카에선 WFC의 한국 개최를 지지하는 협력을 맺었다.

“에티오피아에선 산림환경기후변화부와 산림 및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이어가면서 WFC 한국 개최에 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에티오피아는 FAO 산림위원회(COFO) 이사국으로 2021년 제15차 WFC 한국 유치의 적극적 지지를 하고 있다. 한국은 에티오피아를 통해 FAO 산림위원회 아프리카 이사국인 알제리·모로코·짐바브웨·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한국 지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도 한국의 산림개발 노하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치켜 세우며 양국 간 협력으로 산림·기후면화에 다각적 대응방안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이에 산림청은 산림휴양 및 생태관광을 주제로 한 산림분야 인적교류·산림복원 노하우를 협력했고 내년엔 에티오피아 사업발굴에 착수하기로 했다. 특히 에티오피아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국가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탄소 저감에 대한 신규 조림사업이 필수 불가결한 위치에 놓여 있다. 또 국가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려면 산림사업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한국은 산림 수종선발과 묘목의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황폐지 목구 사업 경험도 공유해 기후대응 녹색경제(CRGE) 실행에 기여하기로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WFC의 한국 유치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반응은 어땠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FAO 산림위원회의 아프리카 이사국으로서 한국이 WFC를 유치하는데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5월 29~30일 이뤄진 방문에선 센제니 조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농림수산부 장관에게 공식적으로 지지 표명을 요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해 WFC 개최국이었기 때문에 지지발언은 상당한 실효성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측은 원칙적으로 한국의 WFC 유치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한국에선 조콰나 장관에게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제안했으며 양국은 산림분야 전문가 교류와 수목원 간 교류 등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들 산림공무원 초청 연수는 지난달 중순경 이뤄졌으며 한국은 인적·물적 교류 등 후속조치를 성실히 이행해 한국의 WFC 유치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정리=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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