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본사 편집국장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잇단 성추문에 휩싸였다. 종편을 비롯한 상당수 매체들은 그의 추문을 주요 뉴스로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이 일주일 새 쏟아낸 관련 뉴스는 무려 9만여 건에 달한다.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화장실 일탈이 사실이든, 아니든 개탄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

박 씨는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수나 배우는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실여부를 떠나 이참에 브라운관을 떠나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무릇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지 않았던가. 행실이 그 모양인데 한때나마 그를 한류스타라고 여겼던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의 외신보도를 보면 국내 팬은 물론,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일본과 중국 팬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박 씨는 더 이상 나라 망신을 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민에게 사죄하고, 속죄의 길로 나가야 한다. 마스크로 가린다고 해서, 그의 얼굴을 모르는 이도 많지 않고, 얼굴을 가린다고 그의 추레한 행적까지 감춰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시시비비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국민들의 관심이 워낙 크고, 다른 사건과 달리 성폭행 고소와 취하, 무고, 공갈, 조폭 등 여러가지 사안이 중첩돼 있기 때문이다.

박 씨의 성추문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군 복무 중에 빚어졌다는 점에서 그 어떤 변명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익근무는 질병이나 신체조건상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기 어렵거나 또 다른 특수한 사정의 대상자들이 입영을 하지 않고 현역보다 한결 편안한 환경에서 복무를 대신하는 일종의 특혜다. 그런 그가 유흥업소를 들락거리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점에서 이 참에 연예인의 군 대체복무제도를 원천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공익요원은 연예병사와는 다르다. 그러나 복무 중인 연예인은 일반인보다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그동안에도 연예병사들의 과도한 휴가사용, 근무지 이탈 후 안마방 출입 등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처럼 잊을만 하면 터지는 연예인들의 일탈은 음주운전에 도박, 마약, 성매매·성폭행 등 유형도 가지가지다. 신정환, 탁재훈, 이수근, 고영욱, 이경영, 전인권, 김성민, 에이미, 유상무, 이창명, 강인, 이정, 성현아를 비롯해 최근 그림대작 논란에 휩싸인 조영남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이들이 ‘자숙’이라는 미명 하에 일정기간 은둔해 있다가 또 다시 전파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언제까지 국민들은 이러한 불편한 상황을 접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연예인은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을 감안할 때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울이고, 자기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해야 한다. 물론 국민들도 무조건적인 열광을 보내는 것이 외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원전 339년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법정에서 독배를 마시고 비극적 생애를 마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올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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