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대전광역시시설관리공단
김근종 이사장 취임 1년
수질·체육·복지·도시기반 등
26개 대형 공공시설물 운영
시민생활 밀접… 안전 최우선
취임후 안전사고 한건도 없어
올해 하수처리장 악취차단 중점
체육시설 무료 프로그램 늘리고
복지센터 장애인 더 고용하겠다

▲ 김근종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경영철학과 공단의 운영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대전시설관리공단이 변했다. 원탁에서만 열리던 딱딱한 임원회의가 무지개복지센터 작업장에서 열리기도 하고, 직원이 간부를 대할 때 묘하게 흐르던 경직된 분위기도 사라졌다. 소통체계도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

안전사고도 지난 1년간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근종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취임 후 벌어진 일이다. 직원들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솔선수범’해야 조직이 바뀐다고 주변에 설파하는 김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임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공단에 와보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와 달리 함께하는 직원들도 많아지고,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시설들도 많아져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공조직에 들어와 보니 외부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사업장 특성상 24시간을 교대 근무하거나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등 직원들의 노고가 많다. 사업장을 다니며 직원들과 대화하다 보면 열악한 여건에서도 하고자 하는 열의가 매우 강한 것을 알고 많이 놀랐다. 46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하면 뭐든지 이뤄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일하고 있다.”

-공단이 하는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공단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공공시설물을 관리하는 곳이다. 2001년 1월 설립돼 수질환경시설, 체육시설, 복지시설, 도시기반시설 등 4개 분야 26개 대형 공공시설물을 운영하고 있다. 수질환경 시설은 1일 90만 톤의 생활하수 처리능력을 보유한 하수처리장과 1일 6680톤의 저류능력으로 분뇨를 처리하는 위생처리장, 대전시민의 식수원인 대청호의 생활폐수유입을 방지하는 오염방지시설이 있다. 한밭종합운동장, 월드컵경기장, 국민생활관, 용운국제수영장 등의 체육시설은 연간 232만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또 정수원, 추모공원 등의 장사시설과 기성종합복지관, 무지개복지센터 등의 복지시설, 국가보안시설 가급의 둔산공동구와 213개 점포의 대전역 앞 지하도상가 등 153만 대전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들을 관리·운영 중이다.”

-호텔·관광 분야 전문가로 오래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사장으로서의 경영철학은.

“시민이 만족해야 공단이 발전한다. 공단 시설 이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고객만족 경영을 통해 정기적인 친절교육 등 새로운 시책을 추진 중이다. 단순히 친절히 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민간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토록 일선에 있는 직원들과 소통을 자주 하고 있다. 안전도 빠질 수 없다. 공단에서 운영하는 시설이 시민 생활과 밀접한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취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은.

“하수처리장 악취 차단을 위한 종합대책을 세웠다. 시민들이 혐오시설로 생각하는 하수처리장의 인식을 바꾸려 전문기관의 기술진단을 통해 악취저감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물의 소중함과 수질 보전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하수처리과정에 대한 현장견학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체육시설도 건강 100세 시대에 맞춰 찾아가는 탁구교실 등 22개 무료 프로그램을 더 늘렸다. 저렴한 요금 때문에 예약하는 데 힘들다는 민원이 많아 공단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해 내달부터는 예약상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도록 바꿨다. 장례문화 개선을 위한 봉안당 건립도 빠질 수 없다. 2018년에 제2봉안당의 만장이 예상돼 제3봉안당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간 제3봉안당 건립 예정지 내 이전 대상 분묘 유가족 125명과 분묘 이전을 협의했고, 그중 71기에 대한 이전 보상비를 지급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12월경에 제3봉안당이 건립될 것으로 예상한다. 무지개복지센터는 올해 미용티슈 등 신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확대해 장애인 생산품 매출목표를 약 18억 원으로 올렸다. 늘어난 매출만큼 장애인 고용을 더 늘릴 계획이다.”

-‘민간기업 같은 공기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그동안 결재·감독 업무에만 치중하던 팀장 직위도 팀 업무 중 책임성이 높고 중요한 단위업무를 담당하면서 여타업무를 총괄하도록 역할을 다 바꿨다. 간부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려 매주 화요일 퇴근 이후 인문학, 소통, 성품 등 다양한 주제로 리더십 교육을 진행했다. 관습처럼 했던 서면, 결제방식은 토의식으로 변경해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말로 하거나 전화로도 업무를 보고할 수 있도록 대체했다. 직원들이 바뀐 업무 체계에 적응하자 의사결정도 빨라지고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환경·체육·복지 분야 등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발전위원회의 정책자문을 받아 조직경쟁력을 강화하고, 단순한 시설관리에서 지속 가능한 공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 한다.”

-올해 경영상황은 어떤가.

“시설공단이 광역자치단체 소속이라 규모의 경제 실현 등 여러모로 장점이 많지만, 경영평가에서는 대행사업비절감률 등 일부 지표가 불리한 여건에서도 지난해 최고등급을 받았다. 올해에도 전 사업장에서 460여명의 직원 모두 합심하고 노력해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5월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하수처리는 BOD 기준으로 20%이상 더 깨끗하게 처리했고, 체육시설 운영수입은 1억 8300만원 늘었다. 장사시설 운영실적은 3%, 기성복지관 운영수입 15.4%, 무지개복지센터 운영수입 9.7%, 타슈 자전거 대여실적 3.1%가 증가해 위탁사업의 모든 분야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잘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무지개복지센터가 장애인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데.

“무지개복지센터는 전국 최초로 지방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2011년 개관 후 50여명의 장애인이 이곳을 거쳐 일반 기업에 취업했고, 장애인기능경진대회에서도 5년 연속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장애인을 위한 꿈과 희망의 일터로 자리 잡고 있다. 무지개복지센터 근로사업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평균 5대 1의 경쟁률을 통과해야 한다. 이는 비장애인에게 50대 1에 해당하며 대기업 취업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무지개복지센터가 선망의 직장이 된 것은 다른 재활시설보다 월급이 많고, 복리후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서는 어떤 활동들을 펼치고 있나.

“공단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기 위해 봉사, 나눔, 책임, 사랑이라는 4대 전략을 바탕으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더 많은 봉사활동을 독려하고자 팀별 사회공헌활동 실적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매달 임직원의 급여 일부를 기부해 기관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일 때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술직 직원의 비중이 높은 공단의 강점을 살려 전기, 기계 시설 보수 등 재능기부를 하는 온누리 나누미 봉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노사합동으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독서수업 지원을 위한 도서 200여권을 기부했다. 해마다 연탄배달과 김장 나누기, 생필품 전달, 헌혈 릴레이 등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올해 공단 창립 15주년을 맞아 ‘안전제일, 시민행복, 고객만족으로 신뢰받는 혁신 공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0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여 비전에 대한 전 직원 공유 및 도전과 열정을 통한 실천 의지를 다짐했다. 외부 전문가 혹은 경영진만이 아닌 전 직원이 설문조사, 워크숍, 선포식 등에 직접 참여해 가치체계를 만들어 직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의식과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2020 비전이 희망찬 미래와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편리한 최상의 시설관리를 통해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과 소통강화로 시민에게 사랑받는 시설로 거듭나고자 한다.”

정리=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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