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 청주의료원장
[목요세평]

중학교에 입학한 초기 기억 중에 용어에 대한 것이 있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들이 낮춤말을 하는 게 자연스럽고 친근감을 더 느끼게 했다. 중학교에 오니 선생님들이 낮춤말도 아니고 높임말은 더욱 아닌 듣기에 좀 어색했던 표현에 대한 기억이 그 하나다.

그 외에 영어로 된 시설물들을 일본식 발음으로 말한 것은 후에 재미를 느끼게도 했다. 다른 뜻이지만 발음이 같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했는데 시골 초등학교에서는 듣지 못했던 '선도'란 말이 그 중 하나다.

학생들을 착하게 지도하는 부서인 선도부 부원들을 일컬을 때 쓰는 말과, 앞에서 이끄는 학생을 이를 때 사용되던 말 사이에서의 작은 혼선 때문이었다.

이번에 청주의료원이 충청권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활성화를 앞에서 이끄는 선도병원으로 지정됐다. 전국에서 대학병원을 포함해 7개 병원이다. 충남·북에서는 청주의료원이 그 일을 맡게 됐다. 선도병원 지정에는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청주의료원이 이 분야에 대한 활동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초창기 보호자 없는 병실로 시작됐다. 이후 포괄간호서비스로 바뀌었다가 이번에 용어가 확정된 제도다. 청주의료원은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참여했다.

당시 전국에서 두 개의 지방의료원이 참여했으나 한 곳은 중도 포기했다. 하지만 청주의료원은 간호요원과 도우미 확보의 어려움에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수개월 전 복지부 장관도 청주의료원을 방문해 수행 내용을 확인하고 많이 치하했다.

장관이 방문한 병실마다 환자들이 장관을 향해 손을 내밀며 “이 좋은 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병상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많은 병원에서 직원들을 우리 의료원에 보내 배우게 하지만 때로 우리가 다른 곳에 직접 가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두 번째 선도병원으로 지정함에는 더욱 잘 하라는 의미가 담겼을 것이다. 이에 부응하고자 지난 달부터 84병상으로 병상수를 두 배로 늘렸다. 무릎 수술환자 중심에서 내과계 환자들께도 도움을 주고 있다.

간호사들이 업무량 증가로 힘들어 하지만 실질적인 전인간호라는 사명감을 갖고 감당하고 있다. 초기에는 모든 간호를 다 해 준다고 해 환자들로부터 '물 떠다 달라' '커피 타 달라' 등의 요구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환자들도 그런 요구는 하지 않고 있어 다행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는 또 하나 중요한 제도 개선의 목적이 있다. 병문안 문화의 개선이 그것이다. 지난해 사회경제학적으로 큰 피해를 준 메르스 파동에 일반인들이 병원을 너무 쉽게 드나들 수 있다는 행태도 크게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꼭 시정돼야 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는 보호자가 병실에 있지 않아도 된다. 이는 보호자들의 보호를 위해서 나아가 혹시나 있을 그들을 통한 질병의 전파를 차단한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 더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의 협조다.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 방문객들도 감염과 질병전파의 큰 문제점을 이해하고 있다. 병원 방문을 자제해 활성화 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병문안 개선면에서도 성공토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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