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헛도는 소리 '짜증'

글 싣는 순서

?① 시즌 총괄
?② 투수력 및 수비력
?
③?공격력
?④ 내년 시즌 전망


상반기 동안 이영우, 송지만의 '쌍열포'와 이도형, 임수민의 '백업포'로 만족해야 했던 한화의 공격력은 하반기에 들어서는 이범호, 허 준 등 하위 타선의 도움으로 타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한화의 공격력은 이렇게 전반기에는 상위 타선, 후반기에는 하위 타선으로 분명하게 선을 그을 수 있을 만큼 불균형적인 전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타격 불균형은 매 게임마다 그대로 적용돼 득점찬스에서 점수를 얻지 못했고, 공격의 '맥'이 이어지지 않아 팬들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시즌 전 한화는 타선을 정할 수 없을 만큼 거포와 교타자들이 즐비했다.

특히 지명타자 자리에는 강석천, 장종훈, 김종석, 김태균 등이 경합하는 등 모든 포지션에서 주전과 백업맨들의 경쟁이 일었다. 오죽했으면 이광환 감독조차 라인업 구성에 난색을 표할 정도로 한화는 그 어느해보다 폭발적인 타선이 예상됐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고수들은 간 데 없고 졸장만 가득했다.

김수연으로 시작되는 스타팅 멤버는 일주일이 못가서 타순이 바뀌었고, 송지만과 이영우만이 외로이 팀을 이끌었다.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자 이들마저 체력 저하를 노출시키며 하향세로 돌아섰다.

상반기가 끝난 지난 7월 중순 타율(0.370) 등 타격 상당 부문에서 1위를 달렸던 이영우는 결국 3할1푼5리, 타격 6위로 떨어졌다. 또 홈런부문에서 삼성의 이승엽과 함께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던 송지만도 38개로 4위로 주저앉았다.

황경연 단장은 시즌이 끝난 후 "선수들의 체력이 너무 빨리 소진됐다"며 "올 동계 훈련에는 하드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전념하겠다"고 체력적인 문제를 고백했다.

올 시즌 한화의 공격력에서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김태균과 김종석의 '지겨운 슬럼프'였다.

지난해 3할3푼의 타율, 82안타, 20홈런을 뽑아낸 김태균과 역시 지난해 한화 4강 진입을 이끌었던 김종석은 올 시즌 내내 '헛방망이질'에 전념(?)했다. 특히 김종석은 1할8푼대의 저조한 성적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또 '거포' 장종훈은 비록 프로야구 통산 1000득점, 1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등 많은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시즌 초반 왼쪽 손목 인대 부상으로 1군과 2군을 들락날락하며 시즌 내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22일 대전 야구장에서 1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장종훈은 "새로운 기록을 세워 기쁘기는 하지만 올 시즌 너무 무력한 모습을 보여 즐겁지만은 않다"고 자신의 올 시즌 성적에 대해 토로했다.

여기에 '가장 영양가 높은 외국인 용병'이라는 평을 받은 제이 데이비스는 그 어느 해보다 '영양가 없는 성적'을 보여줬다. 데이비스는 개인적으로 2할8푼7리, 홈런 21개로 평작을 유지했지만 '필요할 때 한 방'의 역할을 하지 못해 팀배팅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또 전천후 공격수로 수입한 가르시아는 시즌 초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일찌감치 퇴출, 아까운 달러만 날렸다.

이와 함께 코칭스태프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려고 했던 김수연은 '번트와 빠른 발'외에는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고, 오히려 득점찬스에서 삼진이나 내야 땅볼 아웃을 당해 덕아웃의 '눈'을 의심케 했다.

결국 주포들과 용병의 부진은 물론 덕아웃의 선수기용 착오 등으로 인한 부진은 팀의 공격력을 급속히 저하시켜 올 시즌 한화의 팀 타율 2할5푼6리를 이룩(?)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한화의 타격에서 얻은 것도 있었다. 플레잉 코치로 활동하는 강석천의 능력과 후반기에 빛을 본 이범호, 조윤채 등의 신인급 선수, 허 준의 막판 불꽃투혼이 그것이다.

강석천은 올 시즌 대타나 지명타자로 출전, 상반기 6할, 시즌 평균 4할대 이상의 높은 대타 성적을 보이며 한화 공격의 숨은 공신으로 활약했다.

이범호는 하반기에 들어서 거의 매 경기에 출장,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조윤채는 막판 21경기에 나와 4할대의 높은 타율을 뽑아내 내년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프로 10년차인 허 준은 지난 8월 말부터 방망이가 갑자기 불을 뿜기 시작, 9월 한 달 동안 상위타자로 출전, 그 역할을 다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