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안희정 등 대망론 부상... 지나친 기대감 우려하는 시선
“결국 영호남서 인정 받아야... 눈치만 보는 후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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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최근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방한 이후 ‘충청대망론’이 부상하면서 진정한 대망론 성공을 위해서는 충청정치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정가에는 여권의 반 사무총장과 야권의 안희정 충남지사를 필두로 한 ‘충청대망론’이 회자되며 내년 말 열릴 대선에서 대망론 실현 가능성을 벌써부터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반 사무총장이 지난달 25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대권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새누리당 지지세를 기반으로 지지세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2일 공개한 예상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반 총장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자마자 오차범위 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지난 1일 전국 성인 유권자 2018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여론 조사(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2%p) 결과, 반 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25.3%로 가장 많았다.

반 총장의 부상은 충청권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러나 충청대망론에 대한 지역민의 지나친 기대감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영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들이 뚜렷한 승리를 거두지 못하자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각 정당이 ‘충청을 품는 정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충청인사들을 거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여야의 기본 텃밭인 영·호남 지역에서 충청권 인사를 내년 대선에서 당의 후보로 내세울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다. 지역 정가 인사는 “결국 영·호남에서 인정을 받아야 충청표심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데, 자칫 충청권 대선 후보가 나온다 해도 영호남 눈치만 보는 후보가 될 수 있다”며 “그렇다면 후보자 출신만 충청이지 사실상 영호남의 대변인 역할만 하다 임기를 마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충청대망론의 진정한 실현을 위해서는 충청권 대권 잠룡들을 필두로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정국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지역 정치의 위상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이 새어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정계 인사는 “충청정치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영호남이라는 정치 상수에 수도권과 함께 변수로 작용하는 지역 정도라고 할 수 있다”며 “충청정치가 중앙정치의 한 축으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충청대망론은 실현된다 해도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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