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20년전 환경오염 심각성 느껴
5만번 실험·60억 비용투입
개발된 제품 속속 성과맺어
업계서 ‘진짜배기’로 통해요

“중국이 대기오염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자동차로 유명한 독일도 지난해부터 매연 스캔들로 시끄러웠습니다.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그리닉스의 기술력이 빛을 발할 때죠.”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지캠퍼스 내 사무실에서 만난 신충교 ㈜그리닉스 대표는 회사의 매연 저감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환경, 나아가 사람의 건강을 챙기는 그리닉스의 탄생 배경과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내내 눈빛이 반짝였다.

회사 이름과 같은 그리닉스는 차량 라디에이터 냉각수에 첨가하는 것만으로 배출 매연을 30~90% 줄이고 연비도 최대 30%까지 늘려주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연료의 완전연소를 도와 발생 매연 저감, 엔진 부하 최소화 및 출력 증대를 이룬다는 것이 제품의 핵심 원리다.

검증되지 않은 자동차 매연저감 제품들 탓에 고객의 불신감이 팽배한 업계 내에서 거의 유일한 ‘진짜배기’로 통한다. 그리닉스는 치열한 연구와 기술 입증으로 ‘2015년 대전시 선정 유망중소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환경과 사람에 대한 인식을 쌓게된 것은 건강식품인 인삼을 보고 자란 덕분이다.

그의 고향은 인삼의 주 재배지인 충남 금산으로 어릴적부터 ‘건강을 챙기는 것의 중요성’을 자연스레 채득했다. 영업, 마케팅 업부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부산에서도 신 대표의 이런 특성은 빛났다.

당시 부산에는 신발공장이 많았는데, 여러 화학제품을 사용하는 통에 공장 내부는 늘 매연과 유해가스로 가득했다. 직원들이 하루종일 콜록거리는 기침소리로 가득차는 것은 당연지사다.

신 대표는 환기와 직원들의 건강 회복을 목표로 열풍기를 들여놓기로 했고, 각 공장에는 ‘열풍기를 들여놓으면 생산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말로 설득해 수 많은 공장에 열풍기를 들여놓은 경험이 있다.

열풍기 판매를 비롯해 각종 사업으로 나름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인 그가 매연 저감의 꿈을 갖게 된 것은 20여년 전이다.

“어느날 TV에서 화석연료 남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일을 느끼게 된 순간이었죠.”

신 대표는 그 날 이후 ‘해결책은 문제와 함께 있다’는 신념에 따라 화석연료와 가까운 광물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제품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전국 각지의 광산을 돌며 광물을 채취해 실험을 거듭하길 총 5만번. 10여년의 시간과 60억원 가량의 개발비용이 투입됐고, 끝내 전에 없던 제품 개발이 이뤄졌다.

올해로 5살을 맞은 그리닉스는 구체적인 수출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그리닉스는 지난 1월 27일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서 성능시험을 통과하고 기능을 입증해 ‘길림동우능원 과기유한공사’와 1000만불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중국 당산시 조비전공업단지관리위원회와는 합작공장 설립에 대한 얘기도 오가고 있다. 막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일’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회사의 작은 규모 등이 걸림돌이 되고 정부의 지원 또한 적어 어려움이 많다는 게 신 대표의 말이다.

신 대표는 “창조경제가 화두가 됐지만 아직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온정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작은 기업들을 보살펴 수출 증대의 해법으로 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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