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전형서 청각장애인 지원서 누락… “지원서 없다” 거짓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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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청각장애인 고모(33) 씨는 최근 대전지역 한 사회복지관 채용과정에 응시했다가 웃지못할 일을 겪었다.

고 씨가 복지관에 접수한 지원서가 채용절차가 끝날 때까지 채용 담당자 책상 속에서 방치돼 모든 전형이 끝나도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자립의 기회를 얻기 위해 지난달 중순 경 해당 복지관 사회복지사 채용에 응시했지만 고 씨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 났다. 고 씨는 “서류접수를 접수했다고 해서 무조건 합격되지 않았겠지만 다른 지원자들처럼 평가되지 못한 점에서 너무 억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사회복지관은 지난달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정규직 사회복지사 채용공고를 냈다. 1회에 걸친 채용 연장을 진행했으며 지난 16일 1차 서류전형 합격자 3명을 발표해 채용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회복지사 채용전형에 고 씨는 원서를 우편을 통해 접수했지만 그의 채용서류는 다른 지원자들처럼 평가되지 못했다. 채용 담당자의 책상서랍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지관 측은 합격 여부를 묻는 고 씨의 질문에 “채용서류가 아예 접수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늘어놨다. “우편을 통해 분명 지원을 했다”는 고 씨의 주장과는 달리 복지관 측은 “고 씨 이름으로 접수된 지원서가 없다”는 어이없는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고 씨는 지원서 우편 접수와 관련된 우체국 송장번호를 찾아내자 복지관은 뒤늦게 지원서를 받은 것을 시인했다. 사회복지관 측은 “이메일을 통해서 들어온 지원서만 신경쓰다보니 우편 접수된 지원서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담당자의 실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복지관 측은 어처구니없는 채용관리로 졸지에 피해를 본 고 씨의 구제 방법에 대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관 측은 “고 씨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하고 담당자를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복지관은 2007년 7월 문을 연 이후 대전시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여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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