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 이사장
대담=최진섭 대전본사 경제부장
학벌파괴·능력중심사회 목표
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확산
서류전형 없이 청년인턴 뽑아
일학습병행제 필요성 더 커져
내년까지 1만개 기업 참여목표
재직·구직자 훈련과정 확대
지역산업맞춤형 인재 기를것

▲ 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 이사장은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현문즉답(現問卽答)'의 마음가짐으로 사회에 만연한 학벌과 스펙 중심 채용을 타파하고 능력중심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학벌과 스펙을 넘어 선 능력중심사회의 발전.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이끌고 있는 박영범 이사장이 밝힌 대한민국 인력채용의 미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에서 만난 박 이사장은 2014년 취임 후 ‘물음이 있으면 즉시 답한다’는 현문즉답의 마음가짐으로 산재한 인력문제 해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대전지역본부를 방문했고 내달 30일에는 충남지사 방문계획이 잡혀 있는 등 충청권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 4년차를 맞아 정부의 능력위주 대한민국 건설 기조 선봉에 서 있는 박 이사장을 만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최근 한국기업경영학회가 수여하는 기업경영대상을 받았다.

“기업경영대상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학습병행제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고용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과 공단의 부서간 벽 없애기, 스마트워크센터 활성화 등을 통한 경영의 효율성 향상 기여에서 비롯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게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한다. 고객과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CEO로서 구성원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매우 가치 있고 국가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학벌파괴, 능력중심사회 구축을 목표로 핵심국정과제 2개인 국가직무능력표준 마련과 일학습병행제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직원들의 자부심도 크다. 하지만 아직도 닫힌 고용시장 때문에 학벌중심의 사회문화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산업현장과 교육훈련과의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좌표는 능력으로 평가받는 진정한 공정사회다. 닫히고 분절된 노동시장 아래에서 기업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치열한 글로벌 환경 아래 근로자와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와 임직원 1300명은 능력중심사회 구현에 전심전력을 다 하겠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NCS을 만들고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NCS가 무엇이고, 현재까지 NCS의 도입 현황과 효과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산업현장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년인턴 142명을 서류전형 없이 NCS에 기반해 능력중심채용을 실시했다. 이들은 3개월간의 인턴기간을 거쳐 이중 70% 정도가 최종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다. 산업현장과 부합하는 체계적 인재 양성과 관리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NCS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특성화고등학교와 전문대학교는 산업현장의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NCS에 기반한 실무교육과 훈련과정으로 개편하고 있다. 또 기존 검정형 국가기술자격이 개편되고 새로운 자격 제도인 과정평가형자격이 도입돼 자격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890개에 이어 올해는 1000개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채용과 재직자 훈련에서 NCS를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지원한다. 모든 공공기관은 2017년까지 NCS에 기반한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으로 인사시스템을 바꾸게 된다. 지난해 130개 공공기관에서 NCS에 기반한 채용시스템을 도입해 4166명의 신규직원을 능력중심으로 채용했다. 올해는 참여기관이 100개 더 확대된다. 지난해 NCS에 기반한 채용을 실시한 전력거래소의 발표에 따르면 채용이 직무적합성에 효과적이었다는 응답이 87%로 선발의 질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절차상으로도 허수지원자가 감소하고 전형별 참여율은 높아져 채용의 효율성도 향상됐다. 기업에서도 교육훈련 시간은 줄어들고, 생산성은 높아졌다는 반응이다. 일례로 한 전산 관련 업체의 경우 NCS 기반 맞춤형 훈련프로그램 개발로 독자적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소요기간이 3년에서 1.1년으로 앞당겨졌으며, 근로자의 직무만족도는 높아지고 이직률은 7%에서 3%로 낮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올해 성과향상의 중점 점검사항은.

“올해는 현 정부 4년 차를 맞이해 체계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3월부터 권역별로 성과향상전략회의를 소속기관 현장에서 개최하고 일학습병행제와 K-Move, 사업주훈련,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제도 등 사업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성과창출 과정에 있어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고 있다. 2014년 8월 취임 후 공단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현문즉답(現問卽答)이다. 공단의 고객은 기업, 재직자, 외국인근로자, 자격시험수험생 등 매우 다양해 고객의 수가 연간 8백만 여명에 이르고 있어 현장경영 역량이 사업성공의 핵심요소다. 고객이 공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을 현장에 가서 경청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수사례를 창출하고 전파함으로써 더욱 많은 기업과 청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학습병행제·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의 충청권 맞춤형 진행사항이 있다면.

“일학습병행제는 독일·스위스식 도제제도를 우리의 실정에 맞게 설계한 ‘도제식 교육훈련제도’다. 현재 과도한 학벌 등의 스펙쌓기로 인한 고용시장의 미스매칭 유발, 기업이 원하는 인력부족이 일학습병행제가 우리사회에 필요한 이유다. 일학습병행제는 청년에게는 조기 고용시장 입직을 통한 경제적인 독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에게는 NCS에 기반한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숙련기술인을 육성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까지 전국 6800여개 기업이 참여함으로써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내년까지는 1만개 기업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의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은 ㈜위드텍 등 337개며, 현재 700여 명의 학습근로자가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그리고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대전전자디자인고 등 4개 학교, 4년제 대학교의 IPP형 일학습병행제는 배재대학교 등 2개 학교가 운영 중에 있다. 그리고 우송정보대학 등 듀얼공동훈련센터 4곳도 운영중이다. 특히 대전지역은 일학습병형제 확산을 위해 ‘일학습병행제 특화업종(특구) 지원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화업종 지원센터(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는 대전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첨단 기술기업이 밀집돼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대상으로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분야 30개 기업, 학습근로자 150명의 참여를 목표로 일학습병행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공급자 중심의 훈련제공방식에서 탈피해 기업이 원하는 훈련을 제공하는 수요자 중심의 인력양성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전국 16개 광역시도에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거버넌스인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인력양성수요를 파악, 훈련기관 선정, 훈련실시, 채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2015년에는 51개 훈련센터가 개설한 훈련과정에 5만 3000여 명의 재직자와 구직자가 훈련에 참여했다. 올해에는 더 많은 훈련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11개의 훈련센터를 추가로 선정했으며 5만 7000여 명이 훈련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해 대전의 지역산업별맞춤형 인력양성사업에는 2100여명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현재 ‘중소기업을 위한 업무프로세스혁신과정’ 등에서 426명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대전대학교 등 3곳이 공동훈련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대전엔 산업인력공단이 관리하는 대한민국명장이 10여명 가량이다. 대전에서 대한민국명장 확대, 양성을 위한 방안은.

“대한민국명장은 산업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하고,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자로서 숙련기술 발전과 숙련기술자의 지위향상에 크게 공헌 사람 중에서 선정하게 된다. 1986년도부터 현재까지 605명의 명장이 선정됐으며 올해에도 전국적으로 기계와 화공, 공예 등 22개 분야 96개 직종에 대해 4월 22일까지 188명이 접수 했다. 대전지역에서도 금년에 미용, 공예, 철도보선 분야 3명이 접수했다. 이들은 6월에 서류검토와 현장실사, 면접 등 엄격한 과정을 거처 8월에 최종 선정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본부나 지부·지사에서도 명장을 발굴하기 위해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와 책자도 발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학습근로자와 우수숙련 기술자, 기능한국인 등을 통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전은 보일러와 인장공예 등에서 명장이 배출됐으며 특히 철도교통의 중심지로써 철도와 관련한 기업과 기술인이 많다. 이런 환경을 활용해 명장과 명장이 되려는 숙련기술인과의 멘토링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한다면 대전에서도 많은 명장이 나올 것이다.”

정리=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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