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정송 충남도 농정국장

참으로 반갑지 않은 손님이 어김없이 올해에도 우리 도에 찾아왔다. 다름 아닌 구제역이다. 구제역은 2014년 이후 해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전라북도 김제와 고창에서 2건의 구제역이 발생할 때까지만 해도전북지역에 국한해서 마무리되기를 기대하였으나, 전북지역의 구제역 이동제한이 해제 된지 불과 5일 만인 2월 17일 천안과 공주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이 신고 되었다.

시료를 채취해 우리도 가축위생연구소에서 정밀검사 실시한 결과 아쉽게도 구제역으로 확진되었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을 막기 위해 쏟아 부었던 그동안의 수많은 노력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들은 소중히 키워오던 가축을 뼈아픈 심정으로 땅에 묻어야만 했으며, 구제역 바이러스와의 험난한 사투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구제역 확산방지와 조기종식을 위해서 도에서는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 52개소를 설치?운영하였고, 모든 방역장비를 총동원하여 도내 전 지역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과 전 양돈농가 일제검사 등 민·관이 합심, 총력을 기울인 결과, 구제역 발생 70일만에 이동제한을 전면 해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반복되는 구제역으로 인해 축산농가의 경제적, 사회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음을 인식할 때 충남 농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해마다 구제역이 발생 할 때면, '왜 구제역을 근절할 수 없을까?' 라는 고민을 늘 되새겨 보곤 한다. 항상 겨울만 되면 불안 해 할 수 밖에 없는지, 그저 조용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건 아닌지, 우리는 구제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지 말이다.

구제역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산이다. 그러기에 더 이상 우물쭈물한 자세로 구제역을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날로 개방되어 가는 국제시장에서 우리 축산물의 프리미엄을 살리려면 구제역 청정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에서는 보다 강화된 방역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그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다. 양축농가의 공감대와 참여, 그리고 실천이 반드시 뒤따라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 우리 도에서는 단기적 대처에 급급해 했던 지난날의 미진했던 대처를 반성하며, 해마다 반복되어 발생하는 구제역의 근본적인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흩어져 있던 자료를 한데 모아 체계화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하여 축사시설 현대화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과밀사육방지를 위한 노력은 물론, 충남도만의 축산농가 정보관리시스템을 개발, 평시 방역에 철저를 기하고 유사시 일사분란 한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신뢰만이 살 길'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축산농가와 생산자단체,그리고 정부가 서로 신뢰하고 긴밀히 협조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구제역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구제역으로부터 우리 축산을 분명히 지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해 마지않는다.

화합과 소통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을 때 우리 축산업의 미래는 밝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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