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근 충북도 농정국장
[목요세평]

전북 김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1월 12일의 일이다.

구제역 청정지역인 전북도에서 한우고기를 홍콩으로 수출하기 위해 선적을 앞두고 있었는데 구제역 발생으로 취소된 것이다. 3월 26일 역시 홍콩으로 계란 수출을 위해 경기도에서는 부산항에서 선적작업 중이었으나 그날 이천시에서 AI(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수출이 취소된 적이 있다.

청정국을 회복하려면 구제역은 18개월, AI는 3개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일부 국가는 수입 시 청정지역 범위를 상대국 전역이 아닌 광역시·도 단위로 하지만 일본·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상대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어쨌든 그 후 우리나라는 구제역 발생국, 청정국을 네 차례나 넘나드는 중이고 AI도 지난 2월 11일 청정국 선언 후 한 달만에 재발돼 구제역과 AI는 여전히 수출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다행히 충북도에서는 최근 구제역과 AI를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AI는 지난해 4월 이후 발생되지 않고 있어 이미 청정도가 되었지만 구제역은 더 이상 발생이 없다면 오는 10월이면 청정도(道)가 될 수 있다. AI 청정도 덕분에 우리 도에서는 이달 말부터 홍콩에 계란수출이 성사됐다. 또한 상반기 중으로 중국에 삼계탕을 수출하기로 하고 도내 4곳을 수출 지정 작업장으로 등록해 준비 중이다. 이로써 충북 축산물의 고급이미지 마케팅과 주변국으로의 수출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3월 기준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개월 연속 후퇴 중이라고 한다. 월간 수출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라 각 부처마다 초비상이다. 충북도에서도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중국 상해무역사무소 개소, 품목별 수출대책회의 개최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정부의 농식품 수출시책 평가에서 최우수도로 선정돼 3억원의 시상금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6억 5000만 달러의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초부터 농정 역량을 집중해오고 있다. 농업경영체가 참여하는 해외시장 개척단 등을 지난해보다 14회 파견할 계획이고, 오는 6월에는 50여명의 해외바이어를 초청해 수출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구제역과 AI를 성공적으로 방역하면서 축산물 수출에 대한 희망의 화살을 쏘아 올렸다. 축산농가에서 자율적 방역에 적극 협조해 준 덕분이기도 하다.

가축질병 발생 후 살처분 보상금 등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발생전 철저한 예방대책으로 예산절감과 동물복지형 친환경 축산 실현, 나아가 '유기농 특화도' 청정이미지를 구축하고 수출도 확대할 수 있다. 축산농가 입장에서도 손실을 예방하고 정서적 상실감도 겪지 않아도 된다.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된다. 고지가 바로 앞에 보인다. 행정기관과 축산농가가 마지막 힘을 더 쏟아 구제역에서도 '청정도', 나아가 '청정국'을 하루속히 달성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