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갑도 전 충북도중앙도서관장
[시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행복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최고의 목적은 행복이다"라고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돈을 투자하면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하여 높은 사회적 지위나 많은 재산을 성취해 행복을 찾으려 한다.

물론 그것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구실로 배우자와의 관계 유지에 대한 노력은 등한시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부부관계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집 밖에서의 성공과 영화는 사상누각임이 틀림없는데 말이다. 사업이나 직장의 성공을 위해 많은 시간, 에너지와 돈을 투자하듯 바람직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도 이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인 존 가트맨 박사는 행복한 부부대화법을 연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부부치료사이기도 하다.

그의 행복한 부부대화법을 살펴보면, 제1단계로 부부 간에 신뢰감과 친밀감을 증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트맨 박사는 오래도록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을 하는 부부들은 열정이 아닌 우정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부부 사이에 우정지수를 높이려면 서로의 내면세계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무엇을,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꿈을 지니고 있고, 어떤 상처와 프라이드를 지녔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자주 느끼고, 표현하고, 배우자의 단점보다 긍정적인 면을 포착하는 습관을 갖고 다가가는 대화를 매일 조금씩 자주해야 하며, 또한 서로 예민한 부분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제2단계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대화법이라 한다. 갈등하는 부부들은 상대의 입장과 의견, 감정 등을 충분히 듣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압도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상대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말허리를 끊거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려는 조언을 주는 따위는 서로 말해봤자 상처만 받고 피곤함만 가중할 뿐이다. 그래서 비난이 담기거나 방어적이거나 경멸적인 말은 절대 금물이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①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비난) ②난 아무 잘못 없는데 왜 난리야? (방어) ③이 새 대가리야! 도대체 당신은 뭐하는 여자야 (경멸) 따위의 말 등이 있다. 행복한 부부들은 갈등상황에서도 부드럽게 표현한다. 갈등의 내용이 아니라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한다. ‘너’ 또는 ‘당신’으로 시작하지 말고 ‘나’로 시작하는 느낌을 전하고, 욕구표현을 긍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①당신을 비난하려는 뜻이 아니고 내가 힘들어서 말하는 거에요. ②나는 ~이 두렵고 걱정이 돼요. ③내가 당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④그 말을 들으니까 야단맞은 기분이 들어. 좀 부드럽게 말해 주면 좋겠어. ⑤부드럽게 말하려 해도 잘 안 되네. 다시 해 볼게 등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긍정성을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서로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고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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