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대표성과 꼽히는 ‘연구소기업’... 출연연 등 연구기관 기술 산업접목해 상용화
1호 콜마BNH㈜ 코스닥 상장… 시가총액 1조, 연구소기업 증가와 함께 총 매출도 크게 늘어
든든한 지원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소기업 ‘사전검토~성장’ 전주기적 지원
해외진출·기술금융 등 기업 맞춤형 육성사업, 최근 200호 탄생… 2020년 100

▲ 하늘에서 본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모습.
#1. 제13호 연구소기업인 미코바이오메드는 지난해 유럽 의료기기업체와 휴대용 복합진단기, 빈혈측정기 등 주력제품을 5년간 독점 공급키로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총 5700만달러 규모로, 회사 설립 6년만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시장에 진출하면서 해외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소재부품 전문 상장기업인 ㈜미코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미코바이오메드는 지난해 10월 연구개발특구 일자리창출펀드 등 4개 기관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40억원 규모의 자금까지 확보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전망되고 있다. 박현규 미코바이오메드 연구소장은 “생명연의 우수한 기술과 모기업 미코의 인력 지원, 특구재단의 맞춤형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 제94호 연구소기업인 차세대소재연구소는 최근 세계 최대 나노소재 전문기업의 연구개발을 위탁받았다. 회사가 설립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거둔 굵직한 성과로, 이를 계기로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우뚝섰다. 차세대소재연구소는 나노카본소재 전문 글로벌 기업인 옥시알(OCSiAL)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옥시알의 전략제품인 나노카본 금속세라믹 복합소재의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최근에는 대표이사인 권한상 교수의 ‘에너지 변환 경사 기능 금속-세라믹 나노복합재료 연구’가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스티픽 리포트’에 실려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권 대표는 “연구소기업이란 브랜드 덕분에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해외 의존도가 큰 우리 기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연구소기업이 공공기술과 민간자본이 융합한 성공적인 산학연 대표모델로 자리잡으면서 창조경제의 대표성과로 꼽히고 있다. 연구소기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 등 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산업에 접목시켜 상용화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연구기관이 자본금 중 2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한 기업이다. 2006년 두 개로 시작된 이후 연구소기업 설립이 본격화된 2014년 43개, 지난해 71개, 올해는 현재까지 45개가 설립되면서 최근 200호 기업이 탄생했다.

제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BNH㈜는 지난해 연구소기업으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콜마는 상장 당시 주식 시가총액만 1조원을 훌쩍 넘기는 우량기업으로, 연구소기업 맏형으로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었다.

최근 설립된 200호 연구소기업인 ㈜일솔레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영신창업투자회사가 합작투자형으로 설립한 연구소기업으로, 생산연이 출자한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OLED 소재 정제기술 및 방착기술’을 이용해 향후 사업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연구소기업의 증가와 함께 매출도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총 매출 예상액이 전년대비 22.6% 성장한 2900억원에 달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도 47.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기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35.7%에 이르며 지난해 총 직원이 1194명을 기록, 전년대비 40.5% 늘어나면서 창조경제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소기업의 든든한 지원군 특구재단

특구재단의 연구소기업 설립지원은 사전검토단계에서부터 성장까지 전주기적으로 지원된다. 비즈니스모델링, 공공기관 우수기술 및 민간기업 수요발굴, 협력대상기업 탐색·매칭, 법률회계까지 연구소기업 설립을 검토 중인 연구기관, 대학, 기업,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기획단계에서부터 지원이 시작된다. 연구소기업 설립을 위한 출자(예정) 기술의 가치평가와 이를 통한 사업타당성 평가도 지원된다. 특구재단은 상용화 기술개발과 시제품 제작 등 초기 연구소기업의 안정적인 성장단계 진입을 위한 R&BD 지원 사업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등록된 연구소기업 또는 연구소기업 등록신청서 제출기업이다. 지원내용은 시험·분석·평가에서부터 보완기술 확보, 기술패키징, 시작품 개발, 국내외 표준인증, 양산기술개발, 목업 제작, 마케팅 기획 등으로 기술적 타당성 검증과 상용화 기술개발 등 사업화 전주기가 지원 대상이다.

특구재단은 이외에도 해외진출, 기술금융 등 연구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각종 육성사업을 기업별 특성에 맞게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연구소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외 프로그램 및 교육제공, 해외·국내 데모데이 개최, 해외법인 설립 지원 및 법률자문 지원, 해외투자유치 지원 등을 통해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와 협력해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이에 앞서 미래창조과학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제도개선을 통해 연구소기업 수익금 배분 기준을 구체화하고 연구소기업 설립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법인세·소득세 일몰기한이 2018년까지 3년간 연장되면서 연구소기업은 최초 소득이 발생한 연도부터 법인세, 소득세를 3년간 100%, 2년간 50%를 지속 감면받을 수 있는 여건도 구축했다.

◆지속 확대될 연구소기업 지원 체계

특구재단은 2020년까지 연구소기업 1000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만 100개 이상의 연구소기업 신규 설립을 위해 공공연구기관 범위 확대를 포함한 제도개선이 추진된다. 특구재단은 또 한 공간에서 창업, 사업화, 인큐베이팅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적된 복합공간인 연구소기업 종합지원센터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김차동 특구재단 이사장은 “제2, 제3의 콜마비앤에이치가 탄생할 수 있도록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방안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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