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 충남도 재난안전실장
[시론]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이 흘렀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해 다시는 그와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자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국민과 함께 안전에 대한 각오를 다짐하는 '국민안전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안전의 날을 기해 지난 2월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정부와 지자체, 민간시설 관리자 등 안전관리 주체들이 함께 참여해 재난 및 안전사고 취약시설이나 특정관리시설물 등을 대상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정부의 초기 재난대응역량의 부족과 우리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사고 당시,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무로서 재난과 안전을 관리하는 기구와 기능이 일사불란하게 대응을 하지 못했고, 안전관련 법과 제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또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의 무책임은 더 큰 피해를 초래했다.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2014년 10월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지난해 메르스 감염병 사례 등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형재난을 분석해 보면, 그 공통점이 태풍, 홍수, 해일, 대설, 가뭄, 지진 등 자연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재해보다는 화재, 붕괴, 폭발, 교통 등 각종 인공시설물 사고나 국가기반시설 마비, 감염병 확산 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 사회재난이 대부분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재난의 유형을 살펴보면 시민이 도심의 인도에서 추락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소방시설로 인해 건물과 주택 화재로 피해가 발생, 야외 캠핑장 화재로 일가족이 변을 당하고, 학원차량에 아이가 깔려 다치고, 심지어 자동차 운행 중에 불이 나는 경우도 있고, 철도 항공기 선박 정비 불량으로 인한 사고, 공연 행사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관람객이 피해를 입기도 하는 경우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간이 과학과 기술에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활동이 복잡 다변화되면서 위험은 도처에 깔려있다. 실로 위험이 우리의 일상 환경이 된 셈이다.

그러다보니 마치 물과 공기의 소중함을 잊고 살듯이 위험을 위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위험은 그저 위험일 뿐이다. 위험이란 '우리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기 때문에 조심하고 주의하며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면 그 가능성은 그냥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모든 시설물의 점검, 기계설비의 정비, 안전훈련 등 평소에 위험과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하고 주의하고 예방해 대비가 철저했다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거나 혹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정부와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문화 정착에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재난이나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호 하고 피해를 예방하고 대비해 피해를 줄이기거나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하고 복구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개개인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결코 바꿀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의식, 그리고 그렇게 소중한 우리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원칙과 법을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부실한 우리의 사회를 원망하며 사라져간 우리의 젊은 영혼들을 추모하며 명복을 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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