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남 충남도의원 VS 김선태 공주시의원

부부(夫婦)란 무엇일까.

법률상 혼인신고를 한 남녀 또는 그 관계.

부부는 원칙적으로 함께 살고 공동생활을 영위해야 하는데 이것은 이혼 또는 한쪽의 사망에 의해 혼인이 소멸되기까지 계속된다.

또한 인격적·정서적·성적으로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서로 보살피면서 경제생활,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협력하는 친밀한 관계이다.

그러나 이 뜻은 단지 사전적인 의미일 뿐 부부 사이를 객관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그 행위 자체가 미련한 짓일 수 있다.

▲ 이제남 충남도의원 /사진 = 김대환 기자
"우리 부부는 공통점이 너무 많아요. 동갑내기로 같은 대학을 나왔고 고등학교 시절 남편은 대대장, 저는 연대장을 지냈어요. 또 현재 부부사이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고요."

단국대학교 73학번들인 김선태(49·사진) 공주시의원과 이제남(49·사진) 충남도의원은 부부사이로, 김 의원이 1년 동안 이 의원에게 작업(?)을 걸어 4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973년 도서관을 다니며 역시 같은 도서관을 다니고 있던 이 의원을 알게 됐다.

그후 말 그대로 찜.

김 의원은 10개월간 이 의원을 스토킹(?)하며 기회를 엿보다 용기를 내 "편지를 써서 주면 답장을 주겠느냐"며 다소 멋 없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이 의원 역시 싫지는 않았는 듯 "일단 편지를 먼저 받으면 생각해 보겠다"며 수줍어 했다고 한다.

그후 30년이 훌쩍 지난 현재 김 의원은 공주시민들을 위해, 이 의원은 충남도민들을 위해 밤낮으로 현장을 누비는 현장 중심 의원들이 됐다.

이들 부부는 그 당시 서울 연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남산을 오가며 데이트를 즐겼고, 덕수궁 돌담길과 DJ가 있는 음악다방을 즐겨 찾곤 했다.

또 여유가 있을 때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칼질도 하고 생맥주 집 등을 오가며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 의원과의 둘만의 데이트는 구애를 위한 작전이었고, 김 의원은 본래 항상 친구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행하는 것을 좋아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둘만의 데이트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 김선태 공주시의원 /사진 = 김대환 기자

이 의원은 "우리 아버님이 군(軍) 출신이라 굉장히 엄격하셨죠. 그래서 항상 통금시간이 정해져 있었어요. 김 의원 친구들과 같이 만나서 시간을 보낸 다음 친구들을 돌려 보내고 둘이 같이 있을 시간에는 제가 항상 집에 들어갈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이 문제로 한동안 심각했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 의원이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1995년.

김 의원이 1991년부터 95년까지 충남도의원 활동을 접고 더 큰 봉사를 위해 공주시장에 출마했을 때이다.

이 당시 이 의원은 남편인 김 의원의 당선 활동을 위해 동분서주 열심히 선거운동하던 모습을 보여 지역 내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한나라당 중앙위원, 충남도지부 여성위원장을 지냈다.

이 의원은 정치활동에 대해 "한마디로 재밌어요. 재미라는 표현이 놀이의 개념이 아니고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성취감을 느낄 때 보람을 맛보게 돼요. 이것이 신명나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이들 부부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의정활동 선배인 김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해 "집에서는 시부모님을 지극히 공경하는 며느리지만 의회에서는 냉정하고 명분이 뚜렷한 집행부 견제로 가끔식 놀란다"라고 추켜 세웠다.

또 "이 의원은 지난 2002년부터 도의회 활동을 해 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갖가지 아이디어와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반면, 초선의원의 열정으로 너무 앞서 나갈 때는 내가 가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고 던진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에 대해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치밀·섬세함과 함께 목적이 뚜렷한 것이 장점"이라며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반드시 추진하는 결단력과 과감할 땐 과감하고 물러설 때는 미련 없이 돌아서는 등 맺고 끊는 것도 배울 점이다"고 평가했다.

반면 "어른들을 모시고 살아서 그런지 보수적인 면이 없지 않다"며 "바람이 있다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대화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원들은 결혼하고 현재까지 '여보'라고 서로 한 번도 부른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어른들과 함께 생활한 이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항상 다정한 동급생과 친구같은 편안함이 결혼생활 내내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행정수도의 위헌 결정로 전보다 더 바빠진 김선태 의원과 이제남 의원.

함께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같이 있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이들 부부의원들은 주어진 일들을 착실히 다져 현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정치활동을 보여줄 것을 도민들에게 약속했다.

이제남 의원 프로필

▲ 1955년 수원시 출생

▲ 1977년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 1995년 한나라당 중앙위원, 충남도지부 여성위 원장

▲ 2004년 충남도의회 의원(현)

김선태 의원 프로필

▲ 1955년 공주시 출생

▲ 1977년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 1990년 공주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

▲ 1991년 충남도의회 의원

▲ 2004년 공주시의회 의원(현)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