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文에 공넘겨…"총선 이겨야 대선있다" 언급
文 대권가도에 직결…"피하기 어렵다" 배수진
"방치하면 속수무책, 돌파해야" vs "국민의당 돕는 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두고 완강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의 호남행 정면돌파 가능성도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 측 간 물밑조율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주 안에 문 전 대표가 전북이나 여수 등 호남을 찾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 文측 "안가기 더 어려워"…호남행 배수진 칠 듯 = 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가 결국은 호남행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온통 관심이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쏠려 있다"며 "안가기가 더 어려워졌다. 피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 때는 문 전 대표가 7일 전북이나 여수를 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일단 7일 행선지는 수도권으로 결정됐다.

이후 정치행보를 생각해도 호남행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지금 호남을 가지 못하면 대권가도에도 악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용인시정 표창원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의 인정을 받아야 대선 주자 자격이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문 전 대표의 호남행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호남을 가지 않더라도 어차피 국민의당의 '반문(반문재인)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속수무책으로 당하느니 정면돌파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효과만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문 전 대표가 가서 호남 민심을 돌리지 못하거나, '블랙홀'처럼 야당에 대한 관심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걱정이다.

문 전 대표로서도 총선 국면에서 개인적 정치행보를 하는 것처럼 비쳐질 우려가 있다.

광주지역 후보자 중 일부도 이날 문 전 대표 방문을 두고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 김종인 '역할분담론'으로 톤다운?…"총선에 이겨야 대선가도" = 김 대표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는 문 전 대표 대로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저는 반대 쪽에서 표를 모아야 한다"며 역할분담론을 언급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는 "본인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후보들이 초청하면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최근까지 문 전 대표의 일정에 '개입'하겠다고 했던 완강한 태도였지만, 이날은 문 전 대표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 당과 문 전 대표 측은 호남행을 두고 물밑조율에 들어갔으며, 김 대표도 이를 고려해 여지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의지가 확고하면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갈등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선거 결과에 함께 책임지는 운명공동체라는 점도 이런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토론회에서 "호남유권자 850만명이 와해됐다", "광주 유권자들이 상처를 입었다" 등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김 대표는 주변에 "총선에서 이겨야 대선가도도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또 "문 전 대표의 이념과 관계없이 더민주를 수권정당으로 변화시키겠다"며 "공생이라는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했다.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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