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공보물서 중복공약 다수포착
유권자 판단기준 역할로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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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에 임하는 각 정당은 물론 지역 후보들의 공약이 대동소이해 유권자들의 판단 기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5일 충청투데이가 대전 지역 후보들의 선거공보물과 각 정당의 총선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중복되는 공약이 다수 포착됐다.

우선 대전 지역 후보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일제히 도시철도 2호선과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조기 착공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 한다”는 식의 후보도 있었다. 지역구별로는 서을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재선 후보와 더민주 박범계 의원이 청년실업 해결책으로 각각 ‘지역청년 우선 채용제’와 ‘공기업 지역청년 고용제’를 제시했다. 명칭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유성갑의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와 더민주 조승래 후보의 공약 중에는 유성복합터미널의 조기 착공과 원신흥동 내 중학교 설립, 대전교도소 이전 등이 겹친다. 이 밖에도 주민센터와 노인회관, 도서관, 체육공원 신설 등이 누가 당선되더라도 상관 없는 공약으로 파악됐다. 공보물에 없어도 일단 약속하고 보는 ‘공약 베끼기’도 자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지역구 내 오수처리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현수막을 걸었더니 얼마 후 경쟁 후보 캠프에서도 비슷한 공약이 담긴 현수막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각 정당별 공약도 ‘거기서 거기’인 부분이 눈에 띈다. 청년정책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미취업 청년이 구직활동 시 6개월 간 6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는 6개월간 50만원씩 주겠다는 국민의당, 최대 540만원(6개월 기준 월 9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정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적용 중인 ‘청년의무할당제’ 비율을 기존 3%에서 5%로 높이는 방안도 3개 야당이 일제히 약속했다.

심지어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른 새누리당도 야당의 공약과 비슷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여성일자리 정책과 관련, 새누리당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위해 ‘여성 새로일하기센터’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정의당은 ‘맞춤형 새로일하기센터 지원강화 및 프로그램 다양화’를 내세웠다.

결국 새누리당과 정의당 모두 ‘새로일하기센터’라는 기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비슷한 공약이 쏟아진다는 것은 그 정책이 그만큼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중요한 판단 기준인 공약을 접하는 유권자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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