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이해찬 지지 시의원에 징계
고준일 시의원 문흥수 캠프 합류
양측 당심잡기 경쟁 더 거세질 전망
與 유리… 희박하지만 단일화 가능성도

4·13 총선에서 세종시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선거전이 치러지면서 야권 후보들 간 대혈투가 전개되고 있다.

보수진영의 여당 후보 1명에 야당에서는 4명이 출마해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 문흥수 후보 캠프는 고준일 세종시의원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더민주 소속인 고 의원은 애초 공천 탈락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다가 이날 문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고 의원을 제외한 더민주 소속 세종시의원들은 종전 세종시당위원장이었던 이 후보 캠프에 발을 담그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달 24일 더민주가 세종시에 전략공천한 문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자 다음날인 25일 더민주 소속 시의원들이 포함된 선거대책위 명단을 발표하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당심(黨心) 지키기에 나섰다.

그러자 더민주는 중앙당 차원에서 무소속 이 후보 선거대책위에 이름을 올린 시의원 2명에게 당원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내리고 향후 윤리심판원에 정식 제소해 제명 처분을 내리겠다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무소속 이 후보를 돕고 있는 당 소속 시의원과 당원들에게 당 소속인 문 후보를 지지할 것을 강력하게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 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공천 경쟁에 나섰던 유재호 전 충남교육청 감사관과 임병철 전 한국4H본부 대변인의 행보도 엇갈렸다. 유재호 전 충남교육청 감사관은 무소속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임병철 전 한국4H본부 대변인은 더민주 문 후보 선거대책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선거전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더민주의 당심을 잡기 위한 더민주 문 후보와 무소속 이 후보 간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두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에서 모두 4명이 출마해 야권 표심 분산이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보수진영에서 새누리당 신진 후보와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가 출마해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진보진영인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의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이 후보는 47.88%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이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한 47.74%에 비해 불과 0.14%포인트 앞선 수치였다. 보수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던 선거구도가 승패를 가른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19대 총선과는 반대로 진보 표가 분산되는 선거구도가 짜여졌다. 선거구도만 놓고 보면 야권 표심 분산 가능성이 높아 여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셈이다. 이로 인해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재시동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아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 후보들 간 야권 성향 표심을 나눠 갖게 돼 서로간에 혈투에 가까운 표심잡기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며 “현재로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재개될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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